
텀시트를 받아 오신 대표님과 마주 앉으면 첫 질문이 대개 같습니다. RCPS 가 뭐냐는 겁니다.
국내 벤처투자는 이 주식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계약서에 서명할 때까지 네 글자를 안 뜯어 보고 넘어가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조건이 나쁘다는 뜻이 아닙니다. 무엇에 서명하는지는 알고 하셔야 한다는 뜻입니다.
스타트업 투자유치 계약서에서 가장 자주 보이는 네 글자입니다. 뜻을 모른 채 서명하는 대표를 여러 번 봤습니다.
네 글자
이 구조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아래는 막고 위는 열어 둔 주식입니다.
보통주로 받으면 안 됩니까
가끔 물어보십니다. 그냥 보통주로 하면 서로 편하지 않냐는 겁니다.
투자사가 욕심을 내서 우선주를 요구하는 게 아닙니다. 출자자에게 원금을 지키려는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모태펀드 출자를 받은 조합이면 더 그렇습니다.
청산우선권이 작동하면
회사가 100억에 팔렸다고 하겠습니다. 투자자가 20억을 넣었고 지분은 20% 입니다. 배수 조건에 따라 결과가 이렇게 갈립니다.
참가적 조건은 우선 배분을 받고 나서 남은 금액을 지분율대로 또 나눕니다. 1배 참가 기준이면 20억을 먼저 받고, 남은 80억의 20% 인 16억을 더 받습니다.
텀시트에서 이 단어들을 그냥 넘기지 마십시오.
CB, BW 와는 어떻게 다릅니까
| 항목 | RCPS | CB | BW |
|---|---|---|---|
| 들어올 때 성격 | 주식(자본) | 사채(부채) | 사채(부채) |
| 이자 | 없음. 배당 조건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있음 | 있음 |
| 주식이 되는 방식 | 전환권 행사 | 사채가 주식으로 전환 | 사채는 남고 신주를 따로 인수 |
| 회사가 신경 쓸 것 | 상환 조건, 우선권 배수 | 전환가액과 리픽싱 | 행사가액과 희석 규모 |
상환권이 움직이는 경로
상환권은 실제로 얼마나 행사됩니까
상환권이라는 말을 처음 들으면 「언젠가 돈을 돌려줘야 한다」로 읽힙니다. 그래서 겁이 납니다.
실무에서는 그렇게 잘 안 됩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상환은 배당가능이익이 있어야 합니다. 상법이 그렇게 정해 두었습니다. 이익이 안 나는 회사는 상환하고 싶어도 못 합니다. 그리고 투자사도 압니다. 그래서 상환권은 대개 실제로 돈을 받아 내는 장치가 아니라 협상 자리를 만드는 장치로 씁니다.
그럼 언제 문제가 되느냐. 회사가 어느 정도 이익을 내기 시작했는데 엑싯이 안 보일 때입니다. 조합의 만기가 다가오고 투자사는 정산을 해야 하는데 팔 곳이 없습니다. 그때 상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래서 계약서에서 볼 것은 「상환권이 있는가」가 아니라 상환 개시 시점이 조합 만기와 어떻게 맞물리는가입니다. 3년 뒤 개시인데 조합 만기가 5년 뒤면 그 2년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입니다.
형광펜 세 줄
받으신 텀시트나 계약서 초안을 여시고 위 세 줄에 형광펜을 그으십시오. 그리고 각 줄이 최악으로 작동했을 때 우리 회사에 무슨 일이 생기는지 한 문장씩 적어 보십시오. 적히지 않는 줄이 있으면 그게 변호사에게 물어볼 항목입니다.
다음 편 — 계약서에서 반드시 보셔야 할 조항 다섯
자주 묻는 질문
RCPS 가 정확히 무엇의 약자입니까?
Redeemable Convertible Preference Shares 입니다. 상환권과 전환권이 붙은 우선주라는 뜻입니다.
왜 투자자는 보통주로 안 들어옵니까?
회사가 잘못됐을 때 먼저 회수할 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조합 자금을 운용하는 입장에서는 출자자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상환권이 있으면 언제든 돈을 빼갈 수 있습니까?
아닙니다.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이 있어야 상환할 수 있고, 계약서에 개시 시점도 정해져 있습니다. 다만 회사에 압박 수단이 되는 건 맞습니다.
전환권은 언제 행사됩니까?
회사가 잘되어 상장이나 매각으로 갈 때입니다. 우선주로 남는 것보다 보통주로 바꾸는 편이 유리해지면 전환합니다. 상장 심사 과정에서는 보통주 전환이 요구되기도 합니다.
청산우선권 1배와 2배는 얼마나 다릅니까?
회사가 낮은 값에 팔릴 때 크게 갈립니다. 2배면 투자금의 두 배를 먼저 가져간 뒤 남은 금액을 나누므로 창업자에게 돌아갈 몫이 급격히 줄어듭니다.
CB·BW 와 RCPS 중 어느 쪽이 회사에 유리합니까?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CB 와 BW 는 부채라 재무제표에 부채로 잡히고, RCPS 는 자본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다만 상환 조건에 따라 회계상 부채로 볼 여지도 있어 미리 확인하셔야 합니다.
지분 구조 자가점검으로 바로 해 보십시오
실사에서 반드시 확인하는 항목들입니다. 투자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여덟 칸을 채워 두십시오.
받아 두실 것도 있습니다 — 투자유치 · IR 자료
이 글 인용하기
보고서나 발표자료에 옮겨 쓰셔도 됩니다. 출처만 같이 적어 주십시오.
정윤섭. 「RCPS 네 글자에 무엇이 들어 있습니까」. younsubjung.com, 2026.09.27. https://younsubjung.com/blog/rcps-explained
<a href="https://younsubjung.com/blog/rcps-explained">정윤섭, 「RCPS 네 글자에 무엇이 들어 있습니까」</a> (younsubjung.com, 202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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