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섭 · Younsub Jung
강연 · 자문 문의
칼럼

스타트업 투자유치 기간, 3개월이면 된다는 말

강의 제목에 3개월을 넣으면 질문이 하나로 모입니다. 정말 3개월 만에 되느냐. 되는 경우도 있고 안 되는 경우도 있는데, 갈리는 지점은 늘 같은 자리였습니다.

2026.09.07· ·읽는 데 9분· younsubjung.com/blog/startup-funding-3months

강의 제목에 3개월을 넣어 놓으면 질문이 하나로 모입니다. 「정말 3개월이면 됩니까.」

「정말 3개월 만에 됩니까.」

스타트업 투자유치를 한 줄로 요약하면 「준비된 자료를 맞는 사람 앞에 놓는 일」입니다. 이 글은 그 전 과정을 순서대로 놓은 지도입니다.

됩니다. 안 되기도 합니다. 십수 년 동안 투자를 받아 보고, 심사석에 앉아 남의 회사를 보고, 액셀러레이팅 사업을 굴리면서 양쪽을 다 봤는데 갈리는 지점은 늘 같은 자리였습니다. 3개월이 걸린 회사는 그 3개월 동안 준비를 한 게 아니라, 준비가 끝난 상태로 3개월을 쓴 회사였습니다.

이 글은 그 3개월 안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순서대로 펼친 지도입니다. 세부는 각 편에서 다룹니다.

투자는 세 가지가 겹쳐야 일어납니다

강의 첫 장에 늘 같은 문장을 씁니다. 투자는 설득과 공감과 협상의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셋 중 하나만 빠져도 딜이 안 닫힙니다. 논리가 좋은데 사람이 안 미더우면 투심위에서 막히고, 사람은 좋은데 숫자가 없으면 심사역이 보고서를 못 씁니다. 둘 다 넘겼는데 조건이 안 맞으면 계약서 단계에서 깨집니다.

Figure 1
같은 회사를 두고 창업자와 투자자가 서로 다른 것을 봅니다
창업자가 준비해 온 말
우리 기술은 완성됐고 세상을 바꿉니다
비전의 크기, 기술의 새로움, 제품 완성도와 유저 반응. 안에서 오래 만든 사람이 자랑스러워하는 순서 그대로 나옵니다.
투자자가 듣고 싶은 말
이 사업은 어떻게 돈을 벌고, 언제 나에게 돌려줍니까
시장 규모와 확장 가능성, 수익 모델의 견고함, 자금 회수 가능성. 밖에서 돈을 맡아 굴리는 사람의 순서입니다.
양쪽 다 틀린 말을 하는 게 아닙니다. 순서가 다를 뿐인데, 그 순서 때문에 미팅이 어긋납니다.

투자자는 남의 돈을 맡아서 굴립니다. 그래서 「이 회사가 잘될까」보다 「이 돈을 언제 어떻게 돌려받을 수 있을까」를 먼저 계산합니다. 엑싯이 IR 덱 뒤쪽 부록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계산에 들어가 있는 항목입니다.

돈이 오는 경로를 알아야 미팅이 맞아떨어집니다

「투자를 받고 싶습니다」라고 오시는 분들께 제가 먼저 묻는 게 있습니다. 어느 투자사를 만나고 계십니까. 답이 「아무 데나 만나 봅니다」면 그 라운드는 길어집니다.

투자사가 우리 회사에 넣는 돈은 그 회사 돈이 아닙니다. 출자자에게 받아 만든 펀드의 돈입니다. 그 펀드에는 결성될 때 정해진 목적이 있습니다. 창업 초기 기업에 쓰겠다고 만든 펀드가 있고, 지역 기업에 쓰겠다고 만든 펀드가 있고, 여성기업에 쓰겠다고 만든 펀드가 있습니다.

Figure 2
우리 회사에 들어오는 돈이 거쳐 온 자리
01
출자자 · LP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같은 정부 부처와 기관이 돈을 냅니다.
02
모태펀드
한국벤처투자와 한국성장금융이 그 돈을 모아 굴립니다.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03
출자사업 공고
어떤 분야에 얼마를 쓰겠다고 공고가 납니다. 여기서 펀드의 목적이 정해집니다.
04
업무집행조합원 · GP
VC 와 액셀러레이터가 선정돼 펀드를 결성하고 운용합니다.
05
중소 · 벤처기업 투자
그제야 우리 회사 통장에 들어옵니다.
심사역이 「저희 펀드 성격과 안 맞습니다」라고 하는 건 거절이 아니고 사실 설명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미팅 전에 확인해야 하는 건 그 투자사의 최근 펀드가 무엇을 목적으로 결성됐는가입니다. 이건 공개돼 있습니다. 모태펀드와 출자사업 구조를 먼저 보시고, 우리 회사가 들어갈 수 있는 펀드를 추린 다음에 만나러 가시는 게 순서입니다.

프로세스는 여덟 칸이고, 창업자가 보는 건 앞의 두 칸뿐입니다

딜소싱, IR, 투자검토보고서, 투자심의위원회, 실사, 계약서 검토, 주금 납입, 사후관리. 여덟 칸입니다.

이 중 창업자가 눈으로 보는 건 앞의 두 칸입니다. 나머지는 투자사 안에서 벌어집니다. 그래서 「연락이 없다」는 시기가 생기고, 그 시기에 초조해서 조건을 스스로 깎는 실수가 나옵니다.

Figure 3
보이는 구간과 안 보이는 구간
1~2단계
창업자가 뛰는 구간
딜소싱과 IR. 만나고 발표합니다.
3~5단계
투자사 안에서 도는 구간
보고서 작성에만 1주에서 1개월. 투심위와 실사가 이어집니다. 밖에서는 조용해 보입니다.
6~8단계
조건을 다투는 구간
계약서와 납입, 그리고 6개월에서 8년까지 이어지는 사후관리.
가운데 구간이 길다고 딜이 죽은 게 아닙니다. 다만 이 구간에 창업자가 할 수 있는 일도 따로 있습니다.

여덟 칸 각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투자 프로세스 여덟 단계에서 따로 다룹니다.

떨어지는 이유는 스물두 가지지만, 뿌리는 다섯입니다

강의에서 부결 요인을 스물두 가지로 펼쳐 놓습니다. 처음 보시는 분들은 많다고 하시는데, 묶어 보면 다섯 갈래입니다.

갈래투심위에서 나오는 말
시장성 · 사업성시장이 이미 성숙했거나, 니치라 규모 자체가 작습니다. 유행 아이템으로 보입니다.
확장성 · 수익모델고급 인력을 못 구하거나 마케팅비가 과합니다. 누가 왜 쓰는지가 모호합니다.
외부 요인 · 경쟁력정부 보조금과 규제에 지나치게 민감합니다. 진입장벽이 없어 후발주자가 그대로 따라 합니다.
사람대표가 투자자에게 비협조적이거나, 핵심 인력 구성이 미덥지 않습니다.
엑싯 · 기타회수 시나리오가 불명확합니다. 실사에서 법적 · 재무적 문제가 나왔습니다. 희망 기업가치 차이가 큽니다.

앞의 세 갈래는 시장과 확장성에서, 뒤의 두 갈래는 사람과 엑싯에서 다룹니다.

초기 기업일수록 「사람」의 비중이 올라갑니다
지표가 아직 없는 회사는 보여 줄 게 팀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시드 단계에서는 대표의 태도 하나로 딜이 엎어지기도 합니다.

IR 자료는 발표용이 아니고 남겨 두는 문서입니다

IR 덱을 스티브 잡스 발표 자료처럼 만들어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여백이 넓고 키워드 몇 개만 큼직하게 박힌 형태입니다. 발표할 때는 좋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IR 발표가 끝나고 한 달에서 두 달 뒤에 투심위가 열립니다. 그 자리에 대표는 없습니다. 심사역이 그때 받은 자료를 혼자 다시 펼쳐서 내용을 기억해 내야 합니다. 키워드만 남은 문서로는 그게 안 됩니다.

그래서 저는 컨설팅 보고서 형태를 권합니다. 장마다 결론을 한두 줄로 먼저 박고, 그 아래에 근거와 데이터를 붙이는 방식입니다. 자세한 건 IR 자료 4대 원칙에서 봅니다.

숫자와 계약서에서 마지막이 갈립니다

투심위를 통과해도 두 관문이 남습니다.

하나는 실사입니다. 재무제표를 열어 봤을 때 단기대여금이 남아 있거나,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잡아 손실을 덮어 뒀거나, 대표이사 가수금이 쌓여 있으면 여기서 걸립니다. 소액이라도 걸립니다. 공과 사가 구분되지 않는 회사에 남의 돈을 넣을 심사역은 없습니다.

다른 하나는 계약서입니다. 상환전환우선주가 무엇인지, 리픽싱이 걸리면 우리 지분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동반매각요청권이 어떤 상황에서 발동하는지를 모르고 도장을 찍으면 몇 년 뒤에 경영권 문제로 돌아옵니다.

Figure 4
투심위를 통과한 뒤에도 남아 있는 두 관문
관문 1
재무 · 회계 실사
단기대여금, 개발비 자산화, 가수금. 세 가지가 반복해서 나옵니다.
관문 2
계약서 조항
리픽싱, 동반매각요청권, 풋옵션, 동의권. 조율 중에 결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다음
사후관리
납입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6개월에서 8년까지 보고와 협의가 이어집니다.
투자는 결승선이 아닙니다. 강의에서는 시어머니가 생기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3개월을 이렇게 씁니다

준비가 끝난 상태에서 시작한다면 3개월은 이렇게 흘러갑니다. 첫 달은 IR 자료를 투자자의 언어로 다시 쓰고 마일스톤과 자금 소요 계획을 세우고 재무제표를 정비하는 데 씁니다. 둘째 달은 타깃 투자사를 추려 만나고 피칭과 예상 질문 방어를 반복합니다. 셋째 달에 투심위가 열리고, 텀시트를 받고, 실사를 통과하고, 주금이 들어옵니다.

말로 하면 짧은데 첫 달이 제일 깁니다. 거기서 대충 넘어간 회사는 둘째 달에 미팅을 백 번 해도 셋째 달이 오지 않습니다.

어디부터 보면 되는가

아래가 이 시리즈의 전체 지도입니다. 순서대로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지금 우리 회사가 막혀 있는 칸부터 여십시오.

Series map

투자유치를 한 단계씩 나눠 쓴 글입니다. 지금까지 2편이 올라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지금 우리 회사가 걸려 있는 칸부터 여십시오.

용어가 걸리시면 투자 용어 사전을 같이 여십시오. 밸류에이션, 런웨이, 텀시트, 리픽싱처럼 미팅 자리에서 그냥 지나가 버리는 말들을 계산식과 함께 정리해 두었습니다. 강의나 워크숍으로 팀과 함께 보고 싶으시면 투자유치 강의 쪽에 진행 형식을 적어 두었습니다.

다음 편 — 엔젤과 액셀러레이터와 VC, 누가 얼마를 넣는가

FAQ

자주 묻는 질문

정말 3개월 만에 투자를 받을 수 있습니까?

프로세스 자체가 2개월에서 6개월 걸립니다. 3개월은 IR 자료와 재무제표, 밸류에이션 논리가 이미 정리된 상태에서 시작할 때 나오는 기간입니다. 준비를 시작하는 시점부터 세면 3개월은 어렵습니다.

시드 단계인데 VC 를 만나는 게 맞습니까?

금액대가 안 맞습니다. VC 는 보통 5억 원 이상 라운드에 들어옵니다. 5천만 원 전후가 필요하면 엔젤이나 개인투자조합, 1억에서 3억 원이면 액셀러레이터 쪽이 맞습니다.

IR 덱은 몇 장이 적당합니까?

첫 미팅용은 10장에서 15장 사이로 봅니다. 다만 장수보다 형식이 중요합니다. 발표가 끝나고 한두 달 뒤 투심위에서 심사역이 혼자 다시 읽어야 하기 때문에, 발표 없이도 읽히는 문서여야 합니다.

투자심의위원회는 창업자가 들어갑니까?

들어가지 않습니다. 담당 심사역이 쓴 투자검토보고서를 놓고 투자사 내부 인원 3인에서 8인이 논의합니다. 그 자리에서는 장점보다 단점부터 부각하며 검증합니다.

밸류에이션은 우리가 정합니까, 투자자가 정합니까?

협상으로 정해집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지분율 역계산이 자주 쓰입니다. 이번 라운드에 내줄 수 있는 지분율을 먼저 정하고 필요한 금액을 나누면 투자 후 가치가 나옵니다.

계약서는 변호사를 꼭 써야 합니까?

텀시트 단계에서 한 번은 보시는 게 좋습니다. 리픽싱과 동반매각요청권처럼 회사 지배구조를 건드리는 조항은 나중에 고치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Next

지분 구조 자가점검으로 바로 해 보십시오

실사에서 반드시 확인하는 항목들입니다. 투자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여덟 칸을 채워 두십시오.

받아 두실 것도 있습니다 — 투자유치 · IR 자료

열어 보기
Tags#스타트업 투자유치#투자유치 방법#투자 프로세스#IR#밸류에이션#벤처캐피탈
Cite

이 글 인용하기

보고서나 발표자료에 옮겨 쓰셔도 됩니다. 출처만 같이 적어 주십시오.

글로 적을 때 정윤섭. 「스타트업 투자유치 기간, 3개월이면 된다는 말」. younsubjung.com, 2026.09.07. https://younsubjung.com/blog/startup-funding-3months
블로그에 붙일 때 <a href="https://younsubjung.com/blog/startup-funding-3months">정윤섭, 「스타트업 투자유치 기간, 3개월이면 된다는 말」</a> (younsubjung.com, 2026.09.07)
Speaking · Advisory

이 주제로 강연 · 워크숍이 필요하시면

기관 목적과 대상에 맞춰 90분 특강부터 2일 집중과정까지 형식을 맞춰 드립니다. 보통 1일 이내에 회신드립니다.

강연 · 자문 문의하기
Contact

강연 · 자문이 필요하시면
지금 알려주세요.

유형만 고르시면 필요한 것만 여쭙니다. 보통 1일 이내에 회신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