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의에서 부결 요인을 스물두 가지로 펼쳐 놓으면 처음 보시는 분들은 「이렇게 많습니까」 하십니다. 많아 보이지만 묶어 보면 다섯 갈래입니다.
이번 편은 그중 앞의 세 갈래, 시장과 확장성과 경쟁력입니다. 여기서 제일 많이 떨어집니다.
스타트업 투자유치 부결 사유를 모아보면 시장 이야기가 가장 위에 있습니다. 시장이 작아서 떨어지기도 하고, 커도 우리 것이 아니고서 떨어지기도 합니다.
먼저 남의 나라 통계 하나
전 세계 스타트업의 폐업 사후 분석을 모아 놓은 조사가 있습니다. CB Insights 자료인데 강의 첫 장에 씁니다. 표본이 계속 갱신되는 자료라 인용하실 때 판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맨 위가 자금 소진입니다. 다만 이건 결과에 가깝습니다. 돈이 떨어져서 닫는 건 맞는데, 왜 그 전에 돈을 더 못 구했는지가 진짜 이유입니다.
그 답이 두 번째 칸에 있습니다. 제품이 시장에 안 맞았습니다. 기술이 모자라서 망한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만들어 놓았는데 아무도 안 사는 상태입니다.
투심위에서 시장 이야기를 제일 먼저 꺼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심사역이 보는 건 우리 기술의 수준이 아니라, 그 기술을 살 사람이 실제로 있는가입니다.
시장성에서 걸리는 네 가지
| 지적 | 방 안에서 나오는 말 |
|---|---|
| 성숙 · 정체된 시장 | 레드오션에서 성장성이 낮습니다. 포지셔닝도 불명확합니다. |
| 니치마켓 한계 | 시장 규모 자체가 너무 작습니다. 다 먹어도 얼마 안 됩니다. |
| 지속가능성 우려 | 유행 아이템으로 보입니다. 2년 뒤에도 이 수요가 있겠습니까. |
| 대기업 종속성 | 진입장벽이 낮고 모방이 쉽습니다. 그 대기업이 직접 하면 끝납니다. |
이 중 두 번째가 제일 자주 나옵니다. 니치를 골랐다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거기서 어디로 넘어갈 것인지가 안 보이는 게 문제입니다.
시장 규모를 이야기할 때 「국내 ○○시장 5조 원」 한 줄만 쓰신 자료를 자주 봅니다. 그 5조 중에 우리가 손댈 수 있는 부분이 얼마인지가 없습니다. 심사역이 계산기를 두드릴 수가 없습니다.
확장성 — 열 배가 됐을 때 어디가 터지는가
확장성 질문은 이렇게 옵니다. 「지금 고객이 백 명인데 천 명이 되면 어떻게 됩니까.」
여기서 「똑같이 하면 됩니다」라고 답하시면 안 됩니다. 그렇게 되는 사업은 거의 없습니다. 사람이 더 필요하거나, 서버가 필요하거나, 고객 응대가 안 되거나, 마케팅비가 선형으로 늘어납니다.
투심위에서 나오는 지적은 세 가지입니다. 고급 인력 확보가 어렵고 마케팅비가 과하다는 것. 누가 왜 쓰는지가 모호하다는 것. 수익모델이 그 구조에 안 맞는다는 것.
수익모델 쪽에서는 프리미엄 구조가 자주 걸립니다. 무료로 쓰는 사람은 많은데 유료 전환율이 없거나, 가격 정책이 아직 안 정해진 경우입니다. 전환율 숫자가 있으면 이 지적은 안 나옵니다. LTV 와 CAC 비율을 계산해 두시는 게 가장 빠른 대비입니다.
경쟁력 — 따라 하면 어떻게 됩니까
여기가 요즘 제일 날카로워진 구간입니다. 특히 소프트웨어 쪽이 그렇습니다.
기존 서비스에 AI 를 붙여 확장하는 사업 아이템을 들고 오시면 방 안에서 나오는 질문이 정해져 있습니다. 대형 사업자가 같은 기능을 내놓으면 어떻게 됩니까. 경쟁자와 후발주자 대비 계속 이길 수 있습니까. 시장에 진입하는 것 자체가 가능합니까.
회사를 무시해서 나오는 질문은 아닙니다. 그 방에 앉은 사람들이 최근 몇 년 동안 같은 구조의 회사를 여러 번 봤기 때문입니다.
나온 두 가지 경우
강의에서 쓰는 사례가 둘 있습니다. 특정 회사를 지목한 게 아니고, 심사 자리에서 반복해서 나오는 유형입니다.
자료를 펴 놓고 하실 것
지금 IR 자료에서 시장 규모가 적힌 장을 여십시오. 숫자 옆에 출처를 바로 적을 수 있습니까. TAM 아래에 SAM 과 SOM 이 있습니까. SOM 이 3년 매출 계획과 맞습니까.
셋 중 하나라도 아니라면, 미팅을 더 잡기 전에 그 장부터 고치는 게 순서입니다.
다음 편 — 부결 원인 둘 — 사람과 엑싯
자주 묻는 질문
시장이 작다는 말은 매출이 작다는 뜻입니까?
아닙니다. 지금 매출이 아니라 앞으로 도달 가능한 규모를 말합니다. TAM 과 SAM 과 SOM 을 나눠 계산하고 각각의 근거를 대실 수 있어야 합니다.
니치마켓을 노리면 투자를 못 받습니까?
규모의 문제입니다. 니치에서 시작해 인접 시장으로 넘어가는 경로가 그려지면 됩니다. 그 경로가 없으면 매출 상한이 보이기 때문에 투자가 어렵습니다.
대기업 종속성이 왜 문제가 됩니까?
매출이 한두 곳에 몰려 있으면 그 회사의 결정 하나로 우리 매출이 사라집니다. 그리고 그 대기업이 직접 하기로 마음먹으면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정부지원사업 매출은 매출로 안 봅니까?
매출로 봅니다. 다만 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 정책 변화에 취약한 구조로 읽힙니다. 민간 매출이 함께 있어야 안정적으로 봅니다.
확장성은 어떻게 증명합니까?
지금 방식으로 고객이 열 배가 됐을 때 무엇이 병목이 되는지를 먼저 밝히고, 그걸 어떻게 푸는지를 보여 주는 편이 낫습니다. 문제가 없다고 하면 안 믿습니다.
프리미엄 모델이면 불리합니까?
무료 사용자가 유료로 넘어가는 비율과 그 근거가 없으면 불리합니다. 전환율 숫자가 있으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지분 구조 자가점검으로 바로 해 보십시오
실사에서 반드시 확인하는 항목들입니다. 투자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여덟 칸을 채워 두십시오.
받아 두실 것도 있습니다 — 투자유치 · IR 자료
이 글 인용하기
보고서나 발표자료에 옮겨 쓰셔도 됩니다. 출처만 같이 적어 주십시오.
정윤섭. 「투자 부결의 첫 번째 이유는 시장에서 나옵니다」. younsubjung.com, 2026.09.19. https://younsubjung.com/blog/rejected-market-scalability
<a href="https://younsubjung.com/blog/rejected-market-scalability">정윤섭, 「투자 부결의 첫 번째 이유는 시장에서 나옵니다」</a> (younsubjung.com,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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