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매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나면 숫자 이야기가 끝난 줄 압니다.
그런데 세무 신고 단계에서 다시 시작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합의한 가격은 협상의 결과물입니다. 국세청은 이 가격을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별도의 산식으로 검산합니다.
M&A를 세 건 소싱하고 계약까지 진행하면서, 이 계산법을 미리 챙기지 않아 딜이 끝난 뒤 세무 자문사와 다시 만나야 했던 적이 있습니다. 협상 테이블에서는 배수와 시너지, 인수 후 통합 계획을 놓고 이야기합니다. 정작 세법상 평가액은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난 뒤에야 뒤늦게 계산해 봅니다. 실무에서는 드물지 않은 일입니다.
앞 편에서 다룬 상장회사 비교법·거래사례 비교법·현금흐름할인법은 시장과 협상을 반영한 값입니다. 지금부터 다룰 계산법은 오로지 법이 정한 공식만 따릅니다. 완전히 다른 잣대입니다.
왜 별도의 계산법이 필요한가
비상장주식은 상장주식과 달리 매일 거래되는 시장가격이 없습니다. 그래서 상속이나 증여, 혹은 특수관계인 간 거래가 있을 때 국세청은 시가를 대신할 별도의 계산법을 씁니다. 이걸 「보충적 평가방법」이라고 부릅니다.
시가를 확인할 수 없을 때 보충적으로 쓰는 방법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이 보충적 방법이 사실상 기본값처럼 쓰입니다. 비상장주식의 시가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가 많은 대표님들이 착각하는 지점입니다. 「M&A로 매매가가 정해졌으니 그게 곧 세법상 시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특수관계가 조금이라도 얽혀 있으면 국세청은 별도로 계산한 값을 들이댈 수 있습니다. 매매계약서에 서명한 가격과 세무서가 인정하는 가격은 서로 다른 별개의 숫자일 수 있습니다.
순손익가치 3, 순자산가치 2
법이 정한 공식은 이렇습니다.
(순손익가치 × 3 + 순자산가치 × 2) ÷ 5
이 값과 순자산가치의 80%를 비교해, 둘 중 큰 값을 최종 평가액으로 삼습니다.
순손익가치에 3의 가중치를, 순자산가치에 2의 가중치를 둡니다. 일반 사업회사라면 수익력이 자산가치보다 더 중요하다고 보는 관점 때문입니다. 회사를 산다는 건 결국 그 회사가 앞으로 벌어들일 돈을 사는 일입니다. 지금 갖고 있는 부동산이나 설비를 사는 게 아닙니다.
숫자로 풀어 보겠습니다.
| 항목 | 값 |
|---|---|
| 순손익가치(주당) | 50,000원 |
| 순자산가치(주당) | 80,000원 |
| (순손익가치×3 + 순자산가치×2) ÷ 5 | 62,000원 |
| 순자산가치 × 80% | 64,000원 |
| 최종 세법상 평가액 (둘 중 큰 값) | 64,000원 |
가중평균한 값과 순자산가치의 80%인 6만 4천원을 비교합니다. 6만 4천원이 더 크므로 최종 세법상 평가액은 주당 6만 4천원이 됩니다.
「순자산가치의 80%」라는 하한이 붙은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수익성이 나쁜 회사라도 자산가치만큼은 최소한으로 인정해 주기 위해서입니다. 순손익가치가 마이너스로 나오는 적자 회사도 있습니다. 이 하한선 덕분에 평가액이 0원이 되는 일은 막을 수 있습니다.
발행주식총수가 1만주인 회사라고 해 보겠습니다. 이 회사 전체의 세법상 평가액은 6억 4천만원이 됩니다. 이 회사를 시장에서 협상한 매매가가 10억원이었다고 합시다. 세법상 평가액과 매매가 사이에 3억 6천만원의 차이가 생깁니다.
완전한 제3자 거래라면 이 차이 자체가 곧바로 문제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에 조금이라도 특수관계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3:2보다 중요한 건 3개년 가중치입니다
이 공식에서 중요한 지점은 3:2라는 비율 자체가 아닙니다.
순손익가치를 계산할 때 최근 3개년 실적에 각각 다른 가중치를 매깁니다. 통상 3, 2, 1입니다. 최근 실적일수록 더 크게 반영한다는 뜻입니다.
매출이 최근 들어 급격히 늘거나 준 회사가 있습니다. 이 가중평균 방식 때문에 세법상 평가액이 실제 체감 실적과 다르게 나올 수 있습니다. 세무 자문사에게 밸류에이션을 맡길 때 항상 먼저 설명해 두는 게 하나 있습니다. 「이 3개년 가중평균 구간에 어떤 사건이 있었는가」입니다.
절차가 하나 더 있습니다. 가중평균한 1주당 순손익을 국세청이 매년 고시하는 환원율로 나눕니다. 이 환원율은 시중금리 수준에 연동해 매년 조금씩 바뀝니다. 환원율이 낮을수록 같은 순손익이라도 순손익가치는 더 크게 계산됩니다.
이 환원율이 고시되는 시점을 챙겨 봐야 합니다. 딜이 연말과 연초에 걸쳐 진행될 때가 있습니다. 어느 연도 환원율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평가액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낮게 팔아도, 높게 팔아도 걸립니다
세법상 평가액이 낮게 나오는 게 안전한 경우도 있습니다. 특수관계인 사이의 거래를 생각해 보십시오. 가족에게 비상장주식을 넘기거나 계열사 간에 지분을 주고받는 경우입니다.
세법상 평가액보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거래하면, 그 차액만큼 증여로 간주해 증여세를 매깁니다. 상속세및증여세법 제35조가 정한 저가·고가 양도에 따른 이익의 증여 규정입니다. 이 규정은 시가와 실제 대가의 차액이 시가의 30% 이상이거나, 그 차액이 3억원 이상인 경우에 적용됩니다.
반대로 세법상 평가액보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사고파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세를 부당하게 줄이려는 목적이었다고 보고 세무서가 거래가격 자체를 부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부당행위계산부인」이라고 합니다.
| 거래 유형 | 특수관계인 간 거래 | 제3자 간 거래 |
|---|---|---|
| 평가액보다 낮게 거래 | 차액이 시가의 30% 또는 3억원 초과 시 증여세(제35조) | 원칙적으로 시가로 인정될 여지 넓음 |
| 평가액보다 높게 거래 | 부당행위계산부인 대상 검토 | 원칙적으로 문제되지 않음 |
| 평가액과 매매가의 차이 설명 | 근거 문서화 필요 | 협상 경위 기록으로 충분한 경우 많음 |
특수관계인의 범위가 생각보다 넓습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습니다.
대표이사 본인과 배우자, 직계존비속은 물론입니다. 대표이사가 일정 비율 이상 지분을 가진 다른 법인, 그 법인의 임원까지 특수관계인으로 묶입니다.
매수자가 대표님이 지분을 가진 또 다른 회사라고 해 보겠습니다. 「시장 가격에 맞춰 협상했다」고 주장해도 특수관계인 간 거래로 분류됩니다. 이 계산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딜을 시작하기 전에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에 이런 특수관계가 있는지부터 확인하십시오. 이걸 첫 단계로 둡니다. 이 확인을 건너뛰고 협상부터 시작한 딜이 뒤늦게 특수관계가 드러나 세무 계획 전체를 다시 짜야 했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최대주주와 소수주주를 나눠 살 때
한번은 최대주주 지분과 소수주주 지분을 나눠서 매입하는 딜이었습니다.
최대주주 지분에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협상가를 적용했습니다. 소수주주 지분에는 프리미엄 없는 가격을 적용했습니다. 그런데 세법상 평가액은 지분율과 무관하게 1주당 동일한 값으로 계산됩니다.
최대주주와 소수주주에게 서로 다른 가격을 지불한 근거를 남겨둬야 했습니다. 계약서와 별도 메모에 분명히 적었습니다. 이때 남겨둔 메모 한 장이, 나중에 세무조사가 나왔을 때 프리미엄의 근거를 설명하는 유일한 자료가 됐습니다.
규모가 작은 딜일수록 이 문제를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분 관계가 조금이라도 얽혀 있다면 세법상 평가액 검토를 생략해서는 안 됩니다. 금액이 작다고 세무서가 들여다보지 않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서류에서 어느 줄을 뽑아야 하나
직접 계산해 보려면 숫자를 어디서 꺼내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세무 자문사에 맡기더라도 무엇을 달라고 해야 하는지는 아셔야 합니다.
순자산가치를 잡을 때
- 평가기준일 직전 사업연도 재무상태표의 자산총계와 부채총계
- 여기에 세법상 조정이 붙습니다. 장부가와 세법상 평가액이 다른 자산(부동산 등)은 세법 기준으로 다시 잡습니다
- 영업권을 별도로 평가해 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순손익가치를 잡을 때
- 최근 3개 사업연도 법인세 과세표준 및 세액조정계산서
- 여기서 「각 사업연도 소득금액」 줄을 봅니다. 감사보고서의 당기순이익이 아닙니다
- 여기에 세법이 정한 가산·차감 항목을 반영해 1주당 순손익액을 구합니다
- 3개년을 3 : 2 : 1로 가중평균합니다. 최근 연도에 3이 붙습니다
- 그 값을 국세청이 매년 고시하는 순손익가치 환원율로 나눕니다
감사보고서 순이익과 세무조정 후 소득금액은 자주 다릅니다. 이 계산에는 세무조정 후 숫자를 씁니다. 여기서 틀리면 평가액 전체가 틀어집니다.
3개년 구간에 사건이 있었다면
가중평균이 3 : 2 : 1이라는 건, 최근 연도 한 해가 전체의 절반을 만든다는 뜻입니다.
이게 실무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겠습니다. 재작년에 큰 수주가 있어 이익이 크게 났고 작년에 평년으로 돌아온 회사가 있습니다. 가중치는 작년에 3이 붙으니 평가액은 낮게 나옵니다. 반대로 작년에 일회성 이익이 있었다면 평가액이 부풀려집니다.
그래서 평가 전에 이걸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 3개년 각 해에 일회성 손익이 있었는지 — 부동산 매각, 보험금 수령, 소송 합의금, 정부지원금
- 회계 정책을 바꾼 해가 있는지 — 감가상각 방법 변경, 충당금 설정 기준 변경
- 특수관계인 거래 조건이 달라진 해가 있는지
세법상 평가는 이런 사정을 자동으로 걸러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평가 시점을 어느 해로 잡느냐가 금액을 바꿉니다. 사업연도가 바뀌면 가중치가 한 칸씩 밀리기 때문입니다.
딜이 연말과 연초에 걸쳐 있다면 이 점을 계산해 보셔야 합니다. 어느 해 재무제표까지 들어가는지, 어느 연도 환원율을 적용하는지에 따라 값이 달라집니다.
미리 계산해두면 협상에도 쓰입니다
「특수관계인」이 없는 딜에서는 이 계산을 꼭 해야 할 의무가 없습니다. 그래도 생략하지 마십시오.
계산 자체에 큰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나중에 매수자나 그쪽 세무 자문사가 먼저 이 계산을 들고 나오기도 합니다. 그 숫자로 협상가를 흔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대가 먼저 계산해 온 숫자에 그 자리에서 반박하기는 어렵습니다. 미리 우리 쪽 계산을 갖고 있다가 먼저 제시하십시오.
준비할 때 놓치기 쉬운 것도 있습니다. 순자산가치 산정을 위한 최근 재무상태표가 필요합니다. 순손익가치 산정을 위한 최근 3개년 「세무조정계산서」도 있어야 합니다. 감사보고서상 순이익과 세무조정 후 순이익이 다른 경우가 흔합니다. 이 계산에는 「세무조정 후」 숫자를 써야 합니다.
또 하나 챙겨야 할 건 계산 기준일입니다. 평가기준일이 언제인지에 따라 어느 연도까지의 재무제표를 쓸지, 어느 시점의 환원율을 적용할지가 달라집니다. 매매계약 체결일, 대금 지급일, 주식 이전일이 각각 다른 날짜일 수 있습니다. 어느 날을 기준일로 삼을지부터 명확히 해두십시오.
다음 편 — 8화 · EBITDA는 왜 매출보다 먼저 물어보는 숫자인가
오늘 할 것
우리 회사의 최근 3개년 세무조정계산서와 최신 재무상태표를 꺼내십시오.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각각 대략이라도 계산해 보십시오. 매매가와 비교할 기준선이 생깁니다.
출처
- 상속세및증여세법 제63조 제1항 제1호 다목, 같은 법 시행령 제54조 (비상장주식 보충적 평가방법)
- 상속세및증여세법 제35조 (저가·고가 양도에 따른 이익의 증여)
-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대조
특수관계인 범위, 합병 시 적용되는 별도 산식(비상장법인 간 자산가치 40% : 수익가치 60%), 준비 서류 목록은 『M&A와 엑시트의 기술』 22장과 26장에 있습니다.
이 글은 법률 자문이나 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적용 여부는 사안에 따라 세무 전문가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세법상 평가액은 어떻게 계산합니까?
(순손익가치×3 + 순자산가치×2) ÷ 5와 순자산가치의 80% 중 큰 값입니다. 상속세및증여세법 제63조와 시행령 제54조가 정합니다.
매매가가 있는데도 이 계산이 필요합니까?
특수관계인이 조금이라도 얽혀 있으면 국세청이 별도로 계산한 값을 들이댈 수 있습니다. 차액이 시가의 30% 또는 3억원을 넘으면 증여로 볼 수 있습니다.
계산에는 어느 서류를 씁니까?
순자산가치는 직전 사업연도 재무상태표, 순손익가치는 최근 3개년 법인세 과세표준 및 세액조정계산서의 각 사업연도 소득금액입니다. 감사보고서 당기순이익이 아닙니다.
지분 구조 자가점검으로 바로 해 보십시오
실사에서 반드시 확인하는 항목들입니다. 투자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여덟 칸을 채워 두십시오.
받아 두실 것도 있습니다 — 투자유치 · IR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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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나 발표자료에 옮겨 쓰셔도 됩니다. 출처만 같이 적어 주십시오.
정윤섭. 「세법이 정한 비상장주식 값은 매매가와 따로 돕니다」. younsubjung.com, 2026.09.22. https://younsubjung.com/blog/tax-valuation-unlisted
<a href="https://younsubjung.com/blog/tax-valuation-unlisted">정윤섭, 「세법이 정한 비상장주식 값은 매매가와 따로 돕니다」</a> (younsubjung.com,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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