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섭 · Younsub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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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 회사 가격은 누가 어떻게 정합니까
칼럼

비상장 회사 가격은 누가 어떻게 정합니까

세 가지 방법이 있고 쓰는 자리가 다릅니다. 세 값이 벌어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협상의 폭입니다.

2026.09.21· ·읽는 데 10분· younsubjung.com/blog/private-company-valuation

값이 안 맞아서 깨지는 딜이 절반 가까이 됩니다.

Dealsuite가 남유럽 119개 M&A 자문사를 조사했습니다. 매도자의 가격 기대가 시장이 인정하는 수준보다 과도한 거래는 53%였습니다.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의 평균 가격 격차는 26%였습니다. 그 격차가 벌어진 거래 중 38%는 끝내 딜이 무산됐습니다.

중부유럽·동유럽에서도 47%, 28%, 35%라는 비슷한 숫자가 나왔습니다.

지표 남유럽 중·동유럽
매도자 가격 기대가 과도한 거래 53% 47%
매도자·매수자 평균 가격 격차 26% 28%
가격 격차로 딜이 무산된 비율 38% 35%

숫자만 보면 협상이 실패하는 이유가 욕심 때문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 격차를 좁혀 보면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서로 다른 방법으로 같은 회사의 값을 계산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값을 매기는 방법은 하나가 아닙니다

2025년, 코스닥 상장사를 상대로 매각 제안 IR을 준비했습니다. 밸류에이션 슬라이드를 만들다 숫자가 세 개 나왔습니다.

첫째는 동종 상장사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값입니다. 둘째는 최근 비슷한 규모 회사가 거래된 사례를 기준으로 계산한 값입니다. 셋째는 향후 몇 년간의 현금흐름을 추정해 현재가치로 환산한 값입니다.

세 값은 제각각 달랐습니다. 처음에는 「이 중 어느 것이 맞는 값인가」를 정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자문을 맡은 회계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숫자가 다른 게 정상입니다.」

그 말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세 방법은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합니다

「상장회사 비교법」은 같은 업종 상장사들의 시가총액과 실적을 비교합니다. 거기서 뽑은 배수를 대상회사에 그대로 적용합니다. 매일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을 근거로 삼는 게 이 방법의 힘입니다. 그 시점 시장이 해당 업종을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가장 빠르게 반영됩니다.

「거래사례 비교법」은 최근 몇 년간 이루어진 M&A 거래를 봅니다. 실제로 누군가가 지갑을 열어 지불한 값이 근거입니다. 그래서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값에 더 가깝습니다.

이 방법을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되는 사례가 카카오의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입니다. 2016년 1월, 카카오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76.4%를 사모펀드 컨소시엄으로부터 약 1조 8,700억원에 사들였습니다. 이 거래의 지분율과 매매가로 당시 로엔의 실적을 알면 배수를 역산할 수 있습니다.

「현금흐름할인법(DCF)」은 앞의 두 방법과 완전히 다른 접근입니다. 시장이나 과거 거래를 참고하지 않습니다. 대상회사가 앞으로 몇 년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현금흐름을 추정하고, 적정 할인율로 나눠 현재가치로 환산합니다.

방법 근거 데이터 반영하는 것 대표적 한계
상장회사 비교법 동종 상장사 시가총액·실적 시장이 매일 매기는 값 유사 상장사가 없으면 흔들림
거래사례 비교법 최근 M&A 매매가·실적 실제로 지불된 값, 경영권 프리미엄 참고할 최근 사례 자체가 드묾
현금흐름할인법 향후 사업계획·WACC 미래 수익력의 현재가치 영구가치 가정이 전체 값의 절반 이상을 좌우

8.7배와 6.4배

자동차 부품 중견기업 인수 사례에서 이 차이를 가장 실감나게 봤습니다.

인수금융 밸류에이션을 검토하던 건이었습니다. 상장회사 비교법으로 산출한 EV/EBITDA 배수는 8.7배였습니다. 거래사례 비교법으로 산출한 배수는 6.4배로 낮게 나왔습니다. 같은 업종, 비슷한 규모의 회사입니다. 어느 자료를 근거로 삼느냐에 따라 배수로 2.3포인트 차이가 벌어진 것입니다.

왜 이렇게 벌어졌는지 뜯어보면 이유가 나옵니다. 상장회사 비교법에 쓰인 비교군은 대형 부품사 위주였습니다. 완성차 업체와의 오랜 거래 관계와 안정적인 수주 잔고 덕에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받는 회사들이었습니다. 반면 거래사례 비교법에 쓰인 최근 딜은 업황이 좋지 않던 시기의 거래가 많았습니다.

여기에 인수금융 구조까지 얽히면 이야기가 더 복잡해집니다. 매수자가 인수대금의 상당 부분을 차입으로 조달하는 딜이 있습니다. 이때 대출을 내주는 금융기관은 자체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배수 상한선을 따로 갖고 있습니다.

상장회사 비교법이 8.7배를 가리켜도 금융기관이 6배 안팎까지만 대출을 승인한다고 합시다. 그러면 매수자는 그 이상의 가격을 감당할 자금 조달 여력 자체가 없어집니다. 최종 매매가는 밸류에이션 배수와 인수금융이 감당 가능한 배수, 이 둘이 겹치는 지점에서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격차가 클수록 협상의 여지가 커집니다

세 방법의 결과값이 벌어지는 걸 처음엔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밸류에이션이라는 게 정답 하나를 찾아내는 작업인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여러 딜을 겪으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세 값이 벌어질수록 협상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집니다.

매도자는 가장 높은 값을 근거로 협상을 시작하고, 매수자는 가장 낮은 값을 근거로 방어선을 칩니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합의가 이뤄집니다. 이 폭이 넓을수록 양쪽 다 자신에게 유리한 논리를 펼 여지가 커집니다.

반대로 세 방법이 비슷한 값으로 수렴하면 협상의 여지가 좁아집니다. 매도자든 매수자든 「다른 근거」를 들이댈 방법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밸류에이션 작업을 할 때 세 값을 억지로 맞추려 하지 않습니다. 각 방법이 가진 전제와 한계를 있는 그대로 인정합니다. 그 차이를 협상 테이블에서 어떻게 쓸지 먼저 고민하는 편이 훨씬 실용적입니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세 값 중 가장 높은 값으로 슬라이드의 첫 장을 구성합니다. 나머지 두 값은 그 뒤에 보조 자료로 배치합니다. 매수자 자문사는 반대로 세 값의 하한선을 먼저 제시합니다. 상대가 반박하면 그때 나머지 값을 검토하는 순서입니다.

같은 세 숫자를 어떤 순서로, 어떤 맥락으로 배치하느냐가 협상의 첫인상을 결정합니다.

우리 회사에 어느 방법이 맞는가

세 방법을 다 돌릴 필요는 없습니다. 회사 상태에 따라 쓸 수 있는 방법이 정해집니다.

우리 회사가 이렇다면 주로 쓰는 방법 못 쓰는 방법과 이유
같은 업종 상장사가 여럿 있다 상장회사 비교법
업종이 좁아 상장사가 없다 거래사례 비교법 비교할 상장사가 없음
이익이 안정적이고 성장이 완만하다 상장회사·거래사례 비교법 현금흐름할인법은 가정이 과해짐
이익이 들쭉날쭉하다 거래사례 비교법 + 자산 기준 배수의 분모가 흔들림
적자인데 자산이 많다 자산 기준 이익 배수가 성립 안 함
계약이 길게 잡혀 있다(플랜트·임대 등) 현금흐름할인법
대표 의존도가 높다 어느 것도 그대로는 안 됨 이익 자체가 승계 안 됨

맨 아랫줄이 중요합니다. 대표 의존도가 높으면 방법을 고르는 문제가 아닙니다. 분자든 분모든 새 주인에게 안 넘어갈 이익이라 계산 자체가 무의미해집니다. 5화의 자가진단으로 돌아가셔야 합니다.

직접 해보는 세 단계

정식 평가를 맡기기 전에 스스로 잡아 보는 순서입니다. 한 시간이면 됩니다.

1단계 — 분모를 정합니다. 작년 영업이익에서 출발해 감가상각비를 더하고, 일회성 손익과 대표 개인비용을 빼거나 더합니다. 조정 EBITDA입니다. 계산 방법은 8화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2단계 — 배수를 두 개 잡습니다. 하나는 우리 업종 상장사의 EV/EBITDA, 다른 하나는 9화에서 다룰 공시 기반 실거래 배수입니다. 거의 항상 앞의 것이 높습니다. 그 차이가 협상의 폭입니다.

3단계 — 순차입금을 뺍니다. 여기가 빠뜨리기 쉬운 자리입니다.

조정 EBITDA × 배수 = 기업가치(EV) 기업가치 − (차입금 − 현금) = 주주가 받는 값

차입금 30억, 현금 5억인 회사라면 순차입금 25억을 빼야 합니다. 기업가치 100억이라도 주주 몫은 75억입니다. 「100억에 팔기로 했는데 왜 75억만 들어옵니까」가 여기서 나옵니다.

세 단계를 거치면 숫자 하나가 아니라 범위가 나옵니다. 그 범위를 들고 협상에 들어가는 것과 감으로 들어가는 것은 다릅니다.

흔히 저지르는 실수

여러 딜에서 지켜본 흔한 실수는 셋입니다.

하나는 세 방법 중 자신에게 유리한 하나만 들고 협상 테이블에 나가는 것입니다. 매도자가 거래사례 비교법의 높은 배수만 근거로 내세운다고 합시다. 매수자 쪽은 그 배수가 나온 딜의 특수성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반박합니다.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한쪽 방법만으로는 협상이 끝까지 가지 않습니다.

또 하나는 세 값의 차이를 억지로 좁히려는 태도입니다. 비교군을 인위적으로 조정하거나 사업계획 추정치를 무리하게 낙관적으로 잡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세 값을 비슷하게 맞추면 상대 실사팀이 그 과정을 찾아냅니다. 그때 신뢰를 잃습니다. 실사팀이 「이 비교군은 왜 이렇게 골랐습니까」라고 물으면 답이 궁색해집니다.

세 번째는 밸류에이션을 한 번 계산하고 끝내는 것입니다. 실사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정보가 계속 들어오는데, 여기에 맞춰 세 값도 함께 갱신해야 합니다. 처음 제시한 배수와 실사 이후 조정된 배수가 다르다고 해서 당황할 필요는 없습니다. 실사 초반, 중반, 종료 시점 세 번에 걸쳐 밸류에이션을 다시 계산해 보십시오.

세 방법이 전부 무력해지는 자리

마지막으로 이 세 방법이 전부 무력해지는 상황을 하나 짚겠습니다.

회사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값을 재는 기준이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 두 가지로 바뀝니다. 부채가 자산을 크게 넘어선 회사는 계속기업가치가 마이너스로 나옵니다. 그러면 남는 기준은 청산가치 하나뿐입니다. 「이 회사는 얼마짜리입니까」라는 질문이 「지금 처분하면 얼마 남습니까」로 바뀌는 자리입니다.

현금흐름할인법으로 수천억원이 나오던 회사가 「지금 처분하면 얼마」라는 숫자 하나로 정리되는 자리입니다.


다음 편 — 7화 · 세법상 비상장주식 평가, 순손익과 순자산을 섞는 비율


오늘 할 것

우리 회사를 상장회사 비교법과 거래사례 비교법으로 각각 계산해 보십시오. 두 값이 몇 배 차이 나는지 적어 보십시오. 그 차이가 협상의 시작점입니다.


출처

  • Dealsuite 남유럽 119개 M&A 자문사 조사 및 CEE 자문사 조사 (가격 기대 격차, 딜 무산 비율)
  • 카카오-로엔엔터테인먼트 거래는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언론 공시 기준 (2016년 1월, 지분 76.4%, 약 1조 8,700억원)
  • 8.7배·6.4배는 저자가 자문한 자동차 부품 중견기업 인수금융 밸류에이션 검토 사례. 6배 상한은 본문의 가정치입니다

세 방법의 산정 절차와 비교군 선정 기준, 매각 IR 슬라이드 구성 순서는 『M&A와 엑시트의 기술』 21장에 있습니다.

이 글은 법률 자문이나 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거래는 변호사와 세무사의 검토를 거치십시오.

FAQ

자주 묻는 질문

비상장 회사 가격은 누가 정합니까?

정해진 값이 없어 세 가지 방법으로 각각 산출합니다. 상장회사 비교법, 거래사례 비교법, 현금흐름할인법입니다. 세 값이 서로 다르게 나오는 것이 정상입니다.

우리 회사에는 어느 방법이 맞습니까?

같은 업종 상장사가 있으면 상장회사 비교법, 없으면 거래사례 비교법, 적자인데 자산이 많으면 자산 기준입니다. 대표 의존도가 높으면 어느 방법도 그대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기업가치와 주주가 받는 금액은 같습니까?

다릅니다. 조정 EBITDA에 배수를 곱한 값이 기업가치이고, 거기서 순차입금(차입금 − 현금)을 빼야 주주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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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비상장 기업가치 평가#밸류에이션#EV/EBITDA#기업가치#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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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적을 때 정윤섭. 「비상장 회사 가격은 누가 어떻게 정합니까」. younsubjung.com, 2026.09.21. https://younsubjung.com/blog/private-company-valuation
블로그에 붙일 때 <a href="https://younsubjung.com/blog/private-company-valuation">정윤섭, 「비상장 회사 가격은 누가 어떻게 정합니까」</a> (younsubjung.com,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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