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픈이노베이션 성과를 보고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숫자가 매칭 건수입니다. 올해 몇 건을 붙였다는 숫자요.
이걸 목표 숫자로 걸어두면 조직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부터 보겠습니다.
건수를 목표로 잡으면 건수가 만들어집니다
스무 건을 목표로 걸면 스무 건이 채워집니다. 다만 그 스무 건의 내용이 문제입니다.
행사장에서 명함을 주고받은 것도 매칭으로 잡힙니다. 상담 부스에서 15분 이야기한 것도 매칭입니다. 정의가 없으니 세는 사람 마음입니다.
그러면 네 가지가 따라옵니다.
같은 전환율인데 값이 크게 달라지는 이유
프로그램 성과 자료를 보면 전환율이라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그런데 그 수치들을 나란히 놓으면 몇 배씩 차이가 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세는 구간이 서로 다릅니다.
어떤 곳은 선발된 기업 중 몇 곳이 실증까지 갔는지를 셉니다. 다른 곳은 지원한 기업 중 몇 곳이 선발됐는지를 셉니다. 앞쪽은 선발 이후의 이야기이고 뒤쪽은 선발 자체의 경쟁률입니다.
둘 다 전환율이라는 이름으로 나가고, 읽는 사람은 어느 구간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단계를 나누고 정의를 붙이는 작업이 먼저입니다.
일곱 단계로 나눕니다
제가 자문 자리에서 쓰는 구분입니다.
| 단계 | 무엇을 세는가 | 정의 |
|---|---|---|
| 1. 발굴 | 후보 기업 수 | 후보 명단에 올린 수 |
| 2. 1차 접촉 | 미팅 건수 | 별도 시간을 내서 만난 것만 |
| 3. 자료 교환 | 자료가 오간 건수 | 기술자료나 규격 수준 |
| 4. 내부 검토 | 보고가 올라간 건수 | 팀장 이상에게 |
| 5. 조건 협의 | 조건 논의 건수 | 범위·기간·비용 |
| 6. 실증 착수 | 실제 시작 건수 | 계약 체결 기준 |
| 7. 사업화 | 계약·납품·투자 건수 | 돈이 움직인 것 |
단계 수보다 정의가 중요합니다. 2단계의 미팅을 「별도 시간을 내서 만난 것」이라고 못 박으면, 행사장 인사는 여기 안 들어옵니다. 6단계를 「계약 체결 기준」이라고 적어두면, 하기로 이야기만 된 건은 안 잡힙니다.
정의를 안 적어두면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숫자의 의미가 달라집니다. 그러면 연도별 비교가 안 됩니다.
단계마다 목표의 방향이 다릅니다
첫 칸은 숫자가 클수록 좋습니다. 후보는 넓게 훑는 게 맞습니다.
셋째 단계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자료가 오간 건이 많다는 건 그만큼 시간을 썼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성사 가능성이 낮은 건에 기술 문서를 주고받고 있으면 양쪽 다 손해를 봅니다.
그래서 절대 건수가 아니고 단계 사이의 전환율을 봐야 합니다.
전환율을 보면 무엇을 고칠지가 나옵니다
이게 단계를 나누는 진짜 이유입니다. 어느 구간에서 유독 많이 빠지는지를 보면 원인이 좁혀집니다.
선행지표를 따로 보십시오
지표를 나누는 다른 축이 있습니다.
뒤에 나오는 지표. 사업화 건수, 새로 생긴 매출, 아낀 비용. 경영진이 물어보는 숫자입니다.
앞에 오는 지표. 후보를 몇 곳 봤는지, 몇 곳을 만났는지, 자료가 몇 건 오갔는지.
뒤쪽만 보면 대응이 늦습니다. 사업화가 안 나왔다는 걸 12월에 알면 이미 한 해가 끝난 겁니다.
선행지표를 매달 보면 3월에 압니다. 「자료 교환이 작년 이맘때의 절반이네」 하고요. 그러면 아직 손댈 시간이 있습니다.
대시보드는 표 한 장이면 됩니다
복잡한 도구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세로축에 일곱 단계, 가로축에 월을 놓은 표 하나면 관리가 됩니다.
그 옆에 진행 중인 건 목록을 붙이십시오. 상대 회사, 기술 분야, 지금 몇 단계인지, 어느 사업부가 붙어 있는지, 다음에 할 일과 그 날짜.
마지막 두 칸이 중요합니다. 다음에 할 일과 날짜가 비어 있는 건은 사실상 멈춰 있는 겁니다. 목록을 훑을 때 그 칸만 봐도 정체 건이 바로 보입니다.
실패한 건을 기록에서 지우지 마십시오
대부분의 조직에서 안 된 건은 목록에서 사라집니다. 성과 보고에 넣을 게 아니니까요.
그런데 개선에 필요한 정보는 거기 있습니다.
어느 단계에서 멈췄는지, 왜 멈췄는지를 남겨두면 패턴이 보입니다. 시점이 안 맞아서인지, 담당자가 바뀌어서인지, 비용 협의에서 깨졌는지, 내부 검토에서 「우리가 하면 된다」가 나왔는지.
기록이 부담스럽지 않게 하려면 사유를 몇 가지 유형으로 미리 정해두시면 됩니다. 목록에서 고르기만 하면 되니 담당자도 부담이 적습니다.
한 해가 지나고 그 목록을 열어보면, 우리 조직이 어디서 반복해서 넘어지는지가 한눈에 보입니다.
보고할 때 무엇을 말할 것인가
경영진 보고에서 일곱 단계를 다 펼칠 필요는 없습니다. 세 줄이면 됩니다.
올해 어디까지 왔는지. 작년 대비 어느 단계가 좋아졌는지. 그리고 지금 가장 크게 막혀 있는 구간이 어디이고 그걸 풀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세 번째 줄이 핵심입니다. 성과만 보고하면 그다음에 아무것도 안 바뀝니다. 막힌 구간과 필요한 조치를 같이 올려야 예산이든 권한이든 움직입니다.
안 된 건은 어디서 멈췄습니까
지금 쓰고 계신 성과 지표를 펴 보십시오. 그리고 이 질문에 답해 보십시오.
「작년에 시작했다가 안 된 건이 몇 건이고, 각각 어느 단계에서 멈췄습니까.」
이 질문에 답이 안 나오면, 지금 지표로는 내년에도 같은 자리에서 멈춥니다.
다음 편 — 리버스 피칭, 수요를 먼저 꺼내는 오픈이노베이션
자주 묻는 질문
오픈이노베이션 성과를 매칭 건수로 세면 안 됩니까?
건수 자체가 나쁜 지표는 아니지만 단일 지표로 쓰면 문제가 생깁니다. 목표가 20건이면 20건이 만들어지고, 명함을 주고받은 것도 매칭으로 잡힙니다. 질을 안 보게 되고, 어느 단계에서 빠졌는지를 세지 않으니 다음 해에도 같은 방식을 반복합니다.
오픈이노베이션 지표는 몇 단계로 나눠야 합니까?
발굴, 1차 접촉, 자료 교환, 내부 검토, 조건 협의, 실증 착수, 사업화 일곱 단계로 나누면 병목이 보입니다. 중요한 건 단계 수가 아니라 각 단계의 정의입니다. 미팅이 무엇인지 정하지 않으면 행사장 인사도 미팅이 됩니다.
단계별 전환율은 어떻게 봅니까?
절대값보다 우리 조직의 추이가 중요합니다. 작년보다 어느 단계가 좋아졌는지, 어느 단계에서 유독 많이 빠지는지를 보십시오. 산업과 조직 규모에 따라 적정 수치가 크게 다릅니다.
전환율이 낮은 단계를 보면 무엇을 알 수 있습니까?
발굴에서 접촉으로 못 넘어가면 발굴 기준이 우리 니즈와 안 맞는 겁니다. 자료 교환에서 내부 검토로 못 가면 담당자에게 권한이나 의지가 없는 겁니다. 실증에서 사업화로 못 가면 다음 단계 조건을 계약에 안 넣은 겁니다.
선행지표와 후행지표는 어떻게 나눕니까?
후행지표는 결과입니다. 사업화 건수, 신규 매출, 원가 절감액. 선행지표는 그 앞에 오는 것들입니다. 발굴 건수, 미팅 건수, 자료 교환 건수. 선행지표는 매달 보고 후행지표는 반기나 연간으로 보시면 됩니다.
실패한 건도 기록해야 합니까?
기록해야 개선이 됩니다. 어느 단계에서, 어떤 이유로 멈췄는지를 남기지 않으면 다음 해에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이유로 멈춥니다. 기록이 부담스럽지 않도록 사유를 몇 가지 유형으로 미리 정해두면 관리가 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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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나 발표자료에 옮겨 쓰셔도 됩니다. 출처만 같이 적어 주십시오.
정윤섭. 「매칭 건수를 KPI로 잡으면 건수만 늘어납니다」. younsubjung.com, 2026.09.13. https://younsubjung.com/blog/oi-kpi-design
<a href="https://younsubjung.com/blog/oi-kpi-design">정윤섭, 「매칭 건수를 KPI로 잡으면 건수만 늘어납니다」</a> (younsubjung.com, 2026.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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