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이야기를 꺼내는 대표들의 표정이 대체로 비슷합니다. 실패를 인정하는 일처럼 느끼십니다.
그런데 자리에 앉아서 숫자를 같이 보면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이건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개월 수와 조항의 문제입니다.
두 숫자로 판단합니다
첫째, 지금 현금으로 몇 달을 버틸 수 있는가.
둘째, 지금 밸류를 유지한 채로 마감할 확률이 얼마인가.
두 번째 숫자는 정확히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물으면 답이 나옵니다. 지금 이야기 중인 투자자 중에 그 밸류로 검토하겠다고 문서로 말한 곳이 몇 곳인가.
말로만 좋다고 한 곳은 세지 않습니다.
계약서를 먼저 펴 보십시오
다운라운드에서 놓치기 쉬운 자리가 여기입니다.
기존 투자계약서에 신주 발행 가격이 내려갈 때 기존 투자자의 조건을 조정하는 조항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조항이 작동하면 새 투자자에게 나가는 지분 말고도, 기존 투자자 쪽으로 지분이 한 번 더 움직입니다.
그래서 계산을 두 번 해야 합니다. 새 투자로 나가는 몫과, 조정으로 나가는 몫. 이걸 미리 안 보면 클로징 직전에 숫자가 달라집니다.
기존 투자자와 먼저
새 투자자를 먼저 만나고 기존 투자자에게 나중에 말하는 순서는 위험합니다.
동의가 필요한 조항이 걸려 있는 경우가 있고, 무엇보다 관계가 상합니다.
먼저 상황을 공유하고 세 가지를 물으십시오. 이번에 같이 들어올 수 있는지, 조정 조항을 어떻게 볼 것인지, 소개해 줄 곳이 있는지.
세 번째 질문이 의외로 잘 먹힙니다. 이미 넣은 돈이 있는 쪽은 회사가 사는 편이 이익입니다.
밸류를 지키는 것과 회사를 지키는 것
밸류를 지켰는데 회사가 없어지면 남는 게 없습니다.
반대로 낮춰서 받고 열여덟 달을 벌면 그 사이에 숫자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다음 라운드에서 다시 올라간 사례를 여럿 봤습니다.
판단의 기준은 하나입니다. 낮춰서 받은 돈으로 무엇이 달라지는가.
달라질 게 없다면 그 돈은 시간을 조금 사는 것뿐입니다. 그때는 비용 구조를 먼저 봐야 합니다.
사람들에게 말하기
스톡옵션을 받은 사람들이 있으면 이 결정이 그들에게도 닿습니다.
숫자를 감추면 소문이 대신 돕니다. 그리고 소문은 늘 실제보다 나쁩니다.
짧게 말하는 편이 낫습니다. 무슨 결정을 했고, 왜 했고, 이 돈으로 앞으로 몇 달 동안 무엇을 할 것인지.
세 문장이면 됩니다. 길게 설명할수록 변명처럼 들립니다.
이 돈으로 무엇이 달라집니까
남은 개월 수를 세고, 계약서의 조정 조항을 찾고, 기존 투자자와 먼저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한 번 물으십시오. 이 돈으로 무엇이 달라지는가.
답이 있으면 받는 게 맞습니다. 답이 없으면 밸류가 문제가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다운라운드가 무엇입니까?
직전 라운드보다 낮은 기업가치로 새 투자를 받는 것입니다. 신주 발행 가격이 내려가므로 같은 금액을 받아도 지분이 더 많이 나갑니다.
언제 받아들여야 합니까?
남은 현금으로 버틸 수 있는 개월 수와, 밸류를 유지한 채 마감할 수 있는 확률을 같이 보십시오. 남은 개월이 여섯 달 아래로 내려가면 선택지가 빠르게 줄어듭니다.
기존 투자자에게 먼저 말해야 합니까?
계약서를 먼저 보십시오. 신주 발행 가격이 내려갈 때 기존 투자자의 전환가나 지분을 조정하는 조항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창업자 지분이 예상보다 더 줄어듭니다.
밸류를 낮추면 다음 라운드에 불리합니까?
기록으로 남습니다. 다만 다음 심사역이 보는 것은 그 뒤의 숫자입니다. 낮춘 다음에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설명할 수 있으면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원들에게는 어떻게 설명합니까?
스톡옵션 행사가격과 회사의 상태를 궁금해합니다. 숫자를 감추면 소문이 대신 돌아다닙니다. 왜 이 결정을 했고 앞으로 무엇을 하는지를 짧게 말하는 편이 낫습니다.
지분 구조 자가점검으로 바로 해 보십시오
실사에서 반드시 확인하는 항목들입니다. 투자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여덟 칸을 채워 두십시오.
받아 두실 것도 있습니다 — 투자유치 · IR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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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나 발표자료에 옮겨 쓰셔도 됩니다. 출처만 같이 적어 주십시오.
정윤섭. 「밸류를 낮춰서라도 받아야 합니까」. younsubjung.com, 2026.10.05. https://younsubjung.com/blog/down-round
<a href="https://younsubjung.com/blog/down-round">정윤섭, 「밸류를 낮춰서라도 받아야 합니까」</a> (younsubjung.com, 202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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