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섭 · Younsub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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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만 샀는데 전 사장 빚까지 따라오는 경우
칼럼

사업만 샀는데 전 사장 빚까지 따라오는 경우

간판을 그대로 쓰기로 한 결정 하나 때문에, 인수하지 않기로 한 빚까지 갚아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2026.09.29· ·읽는 데 7분· younsubjung.com/blog/commercial-act-42

간판을 그대로 쓰기로 했습니다. 거래처가 알아보고, 단골이 이어지고, 검색하면 나오니까요.

사업을 넘겨받는 쪽에서 이 판단은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이 결정 하나 때문에 인수하지 않기로 한 빚까지 갚아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문 한 줄

상법 제42조 제1항입니다.

영업양수인이 양도인의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에는 양도인의 영업으로 인한 제3자의 채권에 대하여 양수인도 변제할 책임이 있다.

앞 편에서 영업양수도는 정한 것만 가져오는 방식이라고 했습니다. 이 조문이 그 원칙에 뚫어놓은 구멍입니다.

계약서에 「채무는 승계하지 않는다」라고 분명히 적어두었어도 그렇습니다. 그 계약서는 파는 쪽과 사는 쪽 사이의 약속입니다. 밖에 있는 채권자에게는 효력이 없습니다.

왜 이런 조문이 있는가

거래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이유가 보입니다.

같은 간판, 같은 자리, 같은 직원, 같은 전화번호. 거래처는 사장이 바뀐 줄 모릅니다. 알 방법도 없습니다. 그 상태에서 「사업이 넘어갔으니 전 사장에게 받으십시오」라고 하면, 채권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받을 곳을 잃습니다.

법은 이 자리에서 겉으로 보이는 모습을 믿은 쪽을 보호합니다. 간판을 그대로 쓰기로 한 것은 그 신용을 같이 가져오겠다는 뜻이고, 그러면 그에 딸린 빚도 같이 진다는 구조입니다.

면하는 방법은 두 가지뿐입니다

상법 제42조 제2항이 빠져나가는 길을 정해 놓았습니다.

등기하는 방법입니다. 양수인이 영업을 양수한 뒤 지체 없이 「양도인의 채무에 대하여 책임이 없다」는 뜻을 등기합니다.

통지하는 방법입니다. 양도인과 양수인이 함께 제3자에게 그 뜻을 통지합니다. 통지를 받은 그 제3자에 대해서만 효력이 있습니다.

두 방법 모두 바깥을 향한 행위라는 점이 같습니다. 계약서에 적는 것은 안쪽 약속이고, 등기와 통지는 바깥에 알리는 일입니다. 조문이 요구하는 건 뒤쪽입니다.

여기서 실무가 갈립니다. 「지체 없이」가 언제까지인지 조문에 날짜가 없습니다. 양수 직후에 바로 하지 않고 몇 달 지나서 하면, 그 사이에 생긴 거래에 대해 다툼이 생깁니다. 인수 첫날 처리할 목록에 이 등기를 넣어두는 게 안전합니다.

빚을 안 받겠다고 광고해도 걸립니다

조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상법 제44조입니다.

상호를 안 쓰더라도, 양수인이 양도인의 채무를 인수하겠다고 광고한 경우에는 그 채무를 갚을 책임이 생깁니다.

여기서 「광고」는 신문 광고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거래처에 보낸 인사 문서, 홈페이지 공지, 단체 문자에 「기존 거래는 그대로 이어집니다」 같은 문장이 들어가면 다툼의 소지가 생깁니다.

인수 뒤에 거래처를 안심시키려고 보내는 안내문이 여기에 걸립니다. 사업을 이어간다는 뜻과 빚을 떠안는다는 뜻을 구별해서 써야 합니다.

전 사장은 2년이면 빠집니다

파는 쪽에도 해당하는 조문이 있습니다. 상법 제45조입니다.

영업양도인의 책임은 양도 후 2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 채권자가 그 안에 청구하지 않으면 양도인에게는 더 청구할 수 없습니다.

이 2년이 실무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겠습니다.

시점 채권자가 청구할 수 있는 상대
양도 직후 ~ 2년 양도인, 그리고 상호를 속용한 양수인
2년 경과 후 상호를 속용한 양수인

2년이 지나면 양수인 혼자 남습니다. 상호를 그대로 쓰기로 한 쪽이 시간이 갈수록 불리해지는 구조입니다.

파는 쪽이라면 이 2년을 알고 협상해야 합니다. 사는 쪽이라면 이 2년 때문에 등기를 미룰 이유가 없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실무에서 갈리는 자리

상호를 그대로 쓴 게 맞는지부터 다툼이 됩니다.

법인 이름을 조금 바꿔 쓴 경우, 예를 들어 「○○산업」을 「○○산업개발」로 바꾼 경우입니다. 글자가 달라졌으니 속용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고, 거래처가 같은 곳으로 인식했으면 속용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법원은 글자가 같은지보다 거래 통념상 같은 영업으로 보이는지를 봅니다.

상호는 안 쓰고 브랜드나 간판만 그대로 쓴 경우도 있습니다. 상표와 상호는 법적으로 다른 개념이지만, 밖에서 볼 때 같은 영업으로 보이면 다툼이 생깁니다.

여기까지가 판단해야 할 지점입니다. 어느 쪽으로 갈린 판례가 있는지, 어떤 사실관계가 결정적이었는지는 조문만으로 정리되지 않습니다.

거래처 안내문 — 쓰면 되는 문장과 안 되는 문장

제44조가 걸리는 자리가 대개 인수 직후 보내는 인사 문서입니다. 실무에서 쓰는 표현을 나란히 놓겠습니다.

안 되는 표현 왜 대신 쓰는 표현
기존 거래는 그대로 이어집니다 채무 인수로 읽힐 여지 앞으로의 거래는 저희가 이어서 진행합니다
종전 대표님 일은 저희가 처리하겠습니다 채무 인수 광고에 가까움 이전 거래분은 종전 사업자에게 문의해 주십시오
모든 권리와 의무를 승계했습니다 정면으로 인수 선언 영업의 일부를 양수했습니다
미수금은 저희가 정리하겠습니다 개별 채무 인수 정산이 필요하시면 종전 사업자와 협의해 주십시오

원칙은 하나입니다. 「앞으로」와 「지난 것」을 문장에서 분리하는 것입니다. 사업을 이어간다는 뜻과 빚을 떠안는다는 뜻은 다른데, 짧은 인사 문구에서 자주 붙어버립니다.

안내문은 보내기 전에 검토를 받으십시오. 등기까지 잘해놓고 문자 한 통으로 되돌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파는 쪽이 챙겨야 할 것

이 조문은 사는 쪽 이야기로만 읽히는데, 파는 쪽에도 걸립니다.

제45조의 2년 동안 양도인은 여전히 책임을 집니다. 그 사이에 옛 거래처가 양도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파는 쪽은 계약서에 이걸 넣습니다.

  • 양수인이 책임 없음 등기를 언제까지 마칠 것인지 기한을 못박기
  • 등기 완료 사실을 증명서로 확인받기
  • 양도인에게 청구가 들어왔을 때 양수인이 대신 처리하기로 약정하기

세 번째가 실질적으로 중요합니다. 등기를 해도 채권자가 양도인에게 먼저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때 누가 대응하고 누가 비용을 내는지를 미리 정해두지 않으면, 회사를 판 뒤에도 몇 년을 끌려다닙니다.

인수하는 쪽이 첫 주에 할 일

세 가지입니다.

간판과 상호를 그대로 쓸 것인지 먼저 정하십시오. 쓰기로 했다면 책임 없음 등기를 인수와 같은 날 처리하십시오. 거래처에 보내는 안내문 문구를 법률 검토 없이 보내지 마십시오.

세 번째가 제일 자주 빠집니다. 등기까지 잘해놓고 인사 문자 한 통으로 다시 책임을 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음 편 — 13화 · 4대보험은 왜 서로 다른 기준으로 승계됩니까


오늘 할 것

인수를 검토 중이라면, 상호를 그대로 쓸 때 따라올 수 있는 채무 목록을 먼저 뽑아 보십시오. 그 목록의 합계가 등기 한 건의 값입니다.


출처

  • 상법 제42조 (상호를 속용하는 양수인의 책임), 제44조 (채무인수를 광고한 양수인의 책임), 제45조 (영업양도인의 책임의 존속기간)
  •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대조

상호속용 여부가 갈린 판례 정리, 등기 신청 서식과 기재 문구, 거래처 안내문에서 피해야 할 표현은 『M&A와 엑시트의 기술』 15장에 있습니다.

이 글은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의 적용 여부는 변호사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FAQ

자주 묻는 질문

영업만 양수했는데 전 사장의 빚을 갚아야 합니까?

상호를 그대로 쓰면 그렇습니다. 상법 제42조 제1항은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양수인도 양도인의 영업상 채무를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정합니다.

계약서에 채무를 승계하지 않는다고 적으면 됩니까?

안 됩니다. 그 계약서는 당사자 사이의 약속이라 외부 채권자에게는 효력이 없습니다. 지체 없이 책임 없음을 등기하거나 양도인과 함께 제3자에게 통지해야 합니다.

양도인의 책임은 언제까지 갑니까?

상법 제45조에 따라 양도 후 2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 그 뒤에는 상호를 속용한 양수인만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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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상법 제42조#상호속용#영업양수인 책임#채무인수#영업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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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나 발표자료에 옮겨 쓰셔도 됩니다. 출처만 같이 적어 주십시오.

글로 적을 때 정윤섭. 「사업만 샀는데 전 사장 빚까지 따라오는 경우」. younsubjung.com, 2026.09.29. https://younsubjung.com/blog/commercial-act-42
블로그에 붙일 때 <a href="https://younsubjung.com/blog/commercial-act-42">정윤섭, 「사업만 샀는데 전 사장 빚까지 따라오는 경우」</a> (younsubjung.com, 202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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