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평가, 배점표에서 해당 대목을 못 찾으면 점수가 낮아집니다
배점표를 손에 들고 해당 대목을 찾아가며 봅니다. 못 찾으면 그 항목은 낮게 갑니다. 목차 제목을 배점표 용어로 바꾸는 게 가장 값싼 개선인 이유입니다.
제안서 콘텐츠는 디자인과 편집 이야기가 거의 전부입니다. A3 편집, 인포그래픽, 목차 구성. 틀린 얘기는 아닌데, 그 글을 쓴 사람 중에 심사석에 앉아 본 사람이 몇이나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몇 개 부처 평가위원으로 위촉돼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적어 두겠습니다.
150쪽을 처음부터 읽는 위원은 없습니다
평가 자리에는 여러 건이 올라오고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자료를 사전에 받는 경우도 있지만, 당일 현장에서 받아 발표를 들으면서 넘겨 보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보느냐. 배점표를 옆에 놓고 항목 하나를 봅니다. 그 항목에 해당하는 대목을 문서에서 찾습니다. 찾으면 점수를 매기고 다음 항목으로 갑니다.
여기서 가장 값싼 개선이 나옵니다. 목차를 배점표 용어로 답니다. 편집 일주일보다 이 작업 두 시간이 점수를 더 줍니다.
「사업 이해도」로 실제 채점되는 것
정성 항목 중에 이해도 계열이 꼭 있습니다. 여기서 점수가 제일 크게 갈립니다.
이 항목을 과업지시서 요약으로 채우는 회사가 많습니다. 공고문 내용을 다시 정리해서 예쁘게 만듭니다. 점수를 못 받습니다. 위원도 같은 공고문을 봤습니다.
채점되는 건 공고문에 없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는가입니다. 「지난 회차에 참여 기업 모집이 목표의 60퍼센트에 그쳤고, 그 원인이 지역 내 해당 업종 기업 풀이 얇기 때문이라면, 이번에는 인접 지역까지 열어야 한다」 같은 문장입니다.
이걸 쓰려면 조사가 필요한데, 이틀이면 끝납니다.
채점표에 없는데 인상을 결정하는 것
배점표에 안 적혀 있지만 위원 머릿속에서 계속 작동하는 게 있습니다.
숫자에 출처가 붙어 있는가. 출처 없는 숫자는 근거가 아니라 장식으로 셉니다. 하나가 그러면 나머지 숫자도 같이 의심받습니다.
투입 인력이 실재하는가. 이력이 화려한데 이 사업에 몇 퍼센트 투입되는지가 안 적혀 있으면 이름만 빌린 걸로 봅니다. 「PM 40%, 실무 2인 각 60%」처럼 숫자를 적은 제안서가 훨씬 믿음이 갑니다.
일정이 실행 가능한가. 착수 첫 달에 할 일이 여섯 개면 못 합니다. 위원들도 그 일을 해 본 사람들이라 압니다.
위험을 인정했는가. 전부 잘된다고 쓴 제안서는 준비가 얕아 보입니다. 어디가 어려운지 알고 대비를 붙인 쪽이 낫습니다. 이걸 겁내는 회사가 많은데, 반대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본인들도 정확히 모르는 기술 용어를 넣었다가 질의응답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원이 한 번만 되물으면 끝납니다. 아는 것만 쓰는 게 낫습니다. 모르는 걸 아는 척해서 얻는 점수보다 잃는 점수가 큽니다.
점수가 뒤집히는 자리는 질의응답입니다
발표가 끝나면 위원들이 질문합니다. 여기서 앞의 점수가 바뀝니다. 올라가는 쪽으로도, 내려가는 쪽으로도.
질문은 대개 세 종류입니다. 하나는 확인입니다. 「이 숫자 근거가 뭡니까.」 답이 바로 안 나오면 그 항목 전체가 흔들립니다. 둘은 의심입니다. 「이 일정으로 됩니까.」 셋은 호의입니다. 「이 부분을 좀 더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셋째가 나오면 그 위원은 이미 우리 쪽에 마음이 기운 것입니다.
답할 때 지켜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모르면 모른다고 하는 것입니다. 「지금 정확한 수치는 못 드리고, 확인해서 계약 전에 서면으로 드리겠습니다」가 지어낸 숫자보다 낫습니다. 위원 중에는 그 분야를 오래 한 사람이 있고, 지어낸 답은 그 자리에서 표가 납니다.
그리고 대표가 혼자 다 답하려 하지 마십시오. 기술 질문은 기술 담당이 답하는 편이 훨씬 믿음이 갑니다. 그 자리에 그 사람이 앉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투입 인력이 실재한다」의 증거로 읽힙니다.
편집보다 두 시간이 낫습니다
배점표 용어로 목차를 달고, 공고문에 없는 사실을 하나라도 넣고, 숫자에 출처를 붙이고, 투입률을 퍼센트로 적고, 어려운 자리를 인정합니다.
다섯 가지 다 편집 실력이 아니라 조사와 정직함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작은 회사가 큰 회사를 이기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평가위원은 제안서를 언제 받습니까?
사업에 따라 다릅니다. 사전에 배포되기도 하고 평가 당일 현장에서 받기도 합니다. 당일에 받는 경우가 드물지 않고, 그때는 발표를 들으면서 동시에 문서를 넘겨 봅니다. 이 조건을 전제로 문서를 만드는 게 맞습니다.
제안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습니까?
못 읽습니다. 여러 건을 같은 자리에서 봐야 하고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배점표 항목을 하나 보고, 그 항목에 해당하는 대목을 문서에서 찾고, 점수를 매기고 다음으로 갑니다.
목차 제목을 어떻게 답니까?
배점표에 적힌 용어를 그대로 씁니다. 「사업 추진 체계의 적정성」이 항목이면 소제목도 그 말로 답니다. 문학적으로 지으면 찾는 시간이 늘어나고, 시간이 늘어나면 점수가 내려갑니다.
사업 이해도는 무엇으로 채점됩니까?
과업 내용을 옮겨 적은 분량이 아닙니다. 이 기관이 왜 지금 이 사업을 하는지, 지난 회차에 무엇이 아쉬웠는지, 현장의 실제 제약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가로 갈립니다. 공고문에 없는 사실을 정확히 적으면 그게 이해도입니다.
그 자료는 어디서 구합니까?
공개돼 있는 게 많습니다. 지난 회차 공고문과 결과 공고, 기관의 연간 업무계획과 예산서, 사업 종료 보고서, 해당 지역 통계. 없으면 정보공개청구로 받습니다. 뒤지는 데 이틀이면 됩니다.
디자인이 좋으면 점수가 올라갑니까?
읽는 속도를 올려 주는 만큼만 올라갑니다. 표가 정리돼 있고 항목이 찾기 쉬우면 도움이 됩니다. 화려한 편집 자체는 가점이 아니고, 내용이 빈 걸 덮으려는 인상을 주면 반대로 갑니다.
제안서 분량 배분 계산기로 바로 해 보십시오
공고문의 평가 항목과 배점을 넣으면 항목마다 몇 쪽을 쓸지 계산해 드립니다. 목차를 짜기 전에 5분이면 끝납니다.
받아 두실 것도 있습니다 — 제안서 · 입찰 자료
이 글 인용하기
보고서나 발표자료에 옮겨 쓰셔도 됩니다. 출처만 같이 적어 주십시오.
정윤섭. 「정성평가, 배점표에서 해당 대목을 못 찾으면 점수가 낮아집니다」. younsubjung.com, 2026.09.18. https://younsubjung.com/blog/what-evaluators-actually-read
<a href="https://younsubjung.com/blog/what-evaluators-actually-read">정윤섭, 「정성평가, 배점표에서 해당 대목을 못 찾으면 점수가 낮아집니다」</a> (younsubjung.com,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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