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수 후보가 나타나면 가장 먼저 오가는 문서가 비밀유지계약입니다. 영어 약자로 NDA라고 부릅니다.
이 문서에 도장을 찍고 나면 안심하고 자료를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안심이 이 단계에서 가장 위험합니다.
NDA가 실제로 하는 일
NDA는 두 가지를 정합니다.
받은 정보를 이 거래를 검토하는 목적 외에는 쓰지 않는다는 약속이 하나입니다. 받은 정보를 정해진 범위 밖으로 넘기지 않는다는 약속이 다른 하나입니다.
어기면 손해배상 책임이 생깁니다. 위약금을 미리 정해두기도 합니다.
여기까지가 문서가 하는 일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어겼을 때 물어내게 하는 장치이지, 어기지 못하게 막는 장치가 아닙니다.
못 막는 것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상대가 이미 알고 있던 것. 대부분의 NDA에는 예외 조항이 있습니다. 공개된 정보, 이미 알고 있던 정보, 제3자로부터 정당하게 받은 정보는 비밀 유지 대상에서 빠집니다. 이 예외가 실무에서 빠져나가는 통로가 됩니다.
두 번째, 상대 머릿속에 남은 것. 우리 회사 원가 구조와 주요 거래처 조건을 본 경쟁사 임원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자료를 복사하지 않고 돌아가도, 본 것은 남습니다. 자료를 반환받아도 이건 회수되지 않습니다.
세 번째, 사실 자체가 알려지는 것. 「저 회사가 매물로 나왔다」는 사실이 업계에 도는 것을 NDA가 막지는 못합니다. 누가 흘렸는지 증명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순서로 지킵니다
실무에서는 문서 대신 여는 순서로 지킵니다. 한꺼번에 다 열지 않습니다.
| 단계 | 여는 것 |
|---|---|
| 1단계 | 회사명을 가린 개요 — 업종, 규모 구간, 대략의 재무 지표 |
| 2단계 | NDA 체결 후 회사명과 요약 재무 자료 |
| 3단계 | 의향서 단계에서 상세 재무와 사업 구조 |
| 4단계 | 실사 단계에서 계약서, 거래처, 인사 자료 |
단계마다 상대의 진지함을 확인하고 다음을 엽니다. 자금 조달 계획을 못 내놓는 상대에게 4단계 자료를 열어줄 이유가 없습니다.
가장 민감한 자료는 마지막까지 안 엽니다. 거래처별 단가표, 핵심 인력의 급여 조건, 원가 계산 근거 같은 것들입니다. 이건 계약서에 서명한 뒤에 넘기는 항목으로 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직원을 빼가지 못하게 하는 조항
NDA에 자주 들어가는 조항이 있습니다. 검토 과정에서 알게 된 직원을 일정 기간 채용하지 못하게 하는 조항입니다.
이 조항이 작동하려면 조건이 몇 가지 붙습니다.
기간이 합리적이어야 합니다. 지나치게 길면 다툼이 생깁니다. 대상이 특정돼야 합니다. 「모든 임직원」보다 「이 거래 검토 과정에서 소개받은 자」가 명확합니다. 그리고 공개 채용에 그 직원이 스스로 지원한 경우는 예외로 두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 예외를 안 적으면 조항 전체가 과도하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이 조항이 가장 크게 작동하는 순간은 소송 때가 아닙니다. 상대가 조항을 읽고 「그럼 그 사람은 건드리지 말자」고 정하는 순간입니다.
거래가 깨졌을 때
M&A는 깨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런데 NDA에 그 뒤를 안 적어두는 경우가 흔합니다.
적어야 할 항목은 이렇습니다. 반환할 자료의 범위, 반환 또는 파기할 기한, 파기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 상대 내부 시스템에 남은 사본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마지막 항목이 실제로 어렵습니다. 자료를 메일로 주고받았다면 상대 회사 메일 서버에 남습니다. 내부 검토 문서에 인용됐다면 그 문서에도 남습니다. 전부 지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고, 그래서 「어디까지 지웠다고 확인받을 것인가」를 미리 정해야 합니다.
비밀 유지 의무가 언제까지 이어지는지도 적습니다. 계약 종료와 동시에 끝나는지, 그 뒤 몇 년간 이어지는지입니다. 안 적으면 다툼이 됩니다.
자료를 네 단계로 나누는 실제 목록
앞의 표를 실제 문서 이름으로 채우면 이렇게 됩니다. 이 목록을 그대로 쓰시면 됩니다.
1단계 — 이름을 가린 개요 (NDA 전)
업종, 지역 대분류, 매출 규모 구간, 영업이익 구간, 직원 수 구간, 넘기는 대상의 범위. 구간으로만 적습니다. 「매출 48.3억」이 아니라 「매출 40~50억」입니다.
2단계 — NDA 체결 후
회사명, 최근 3개년 요약 재무제표, 매출 구성(제품군별·채널별 비중), 조직 구성 개요, 매각 사유.
여기까지는 숫자는 주되 이름은 안 줍니다. 거래처는 「A사 32%, B사 18%」처럼 익명으로 적습니다.
3단계 — 의향서 이후
상세 재무제표와 세무조정계산서, 주요 계약서 목록(내용은 요약), 인허가 현황, 부채와 담보 현황, 조정 EBITDA 산출 근거.
4단계 — 실사 단계
거래처 계약서 원문, 급여대장(이름 가림), 4대보험 가입자 명부, 통장 거래내역, 소송·분쟁 서류, 재고 실사 기록.
마지막까지 안 여는 것
거래처별 단가표, 원가 계산 근거, 핵심 인력의 개별 급여와 계약 조건, 기술 자료 원본. 이건 계약 체결 후 잔금 시점에 넘기는 항목으로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가 같은 업을 하는 회사라면
9화에서 본 대로 값을 가장 세게 쓰는 건 같은 업을 하는 회사입니다. 동시에 가장 위험한 상대이기도 합니다. 이 경우 세 가지를 더 겁니다.
하나, 단계를 더 잘게 나눕니다. 3단계와 4단계 사이에 하나를 더 두고, 거래처 관련 자료는 맨 뒤로 보냅니다.
둘, 열람만 가능한 환경을 씁니다. 파일을 넘기지 않고 화면으로만 보게 합니다. 누가 언제 무엇을 열었는지 기록이 남습니다. 거래가 깨졌을 때 「무엇을 봤는지」를 특정할 수 있습니다.
셋, 검토 인원을 특정합니다. 자료에 접근할 사람의 명단을 받고, 그 사람들이 개별 확약서를 쓰게 합니다. 「회사가 비밀을 지킨다」보다 「이 다섯 명이 지킨다」가 실제로 작동합니다.
여기에 하나 더 있습니다. 영업 담당자는 명단에서 빼달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인수 검토에 영업 조직이 들어올 이유가 없습니다. 상대가 이 요구를 거부하면 그 자체가 신호입니다.
파는 쪽이 자주 하는 실수
세 가지를 자주 봅니다.
상대가 준 양식에 그대로 서명하는 경우입니다. 매수자가 내미는 NDA는 대개 매수자에게 유리하게 쓰여 있습니다. 비밀 유지 의무가 파는 쪽에만 걸려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료를 파일로 통째로 넘기는 경우입니다. 열람만 가능한 환경에서 보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누가 언제 무엇을 열어봤는지 기록이 남습니다.
경쟁사에 NDA만 믿고 여는 경우입니다. 같은 업을 하는 회사는 가장 값을 높게 쓸 후보이면서 동시에 가장 위험한 상대입니다. 이 상대에게는 단계를 더 잘게 나눠야 합니다.
다음 편 — 18화 · 실사에서 발목을 잡는 서류는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오늘 할 것
우리 회사 자료를 네 단계로 나눠 목록을 만들어 보십시오. 어느 자료가 4단계에 있어야 하는지 정하는 일이 NDA 문구를 다듬는 일보다 먼저입니다.
출처
-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상 영업비밀의 요건
- 국내 M&A 실무상 단계별 정보 공개 관행
NDA 조항별 예시 문구, 전속 교섭권과 기간 설정, 자료실 운영 방식과 열람 기록 관리 방법은 『M&A와 엑시트의 기술』 부록 1에 있습니다.
이 글은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계약 문구는 변호사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NDA를 쓰면 무엇이 지켜집니까?
받은 정보를 검토 목적 외에 쓰지 않고 정해진 범위 밖으로 넘기지 않는다는 약속입니다. 어기면 손해배상 책임이 생깁니다.
NDA가 못 막는 것은 무엇입니까?
상대가 이미 알고 있던 정보, 상대 머릿속에 남은 것, 그리고 회사가 매물로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업계에 도는 것입니다.
자료는 어떤 순서로 엽니까?
이름을 가린 개요, NDA 후 회사명과 요약 재무, 의향서 후 상세 재무와 사업 구조, 실사 단계에서 계약서와 인사 자료입니다. 거래처별 단가표와 원가 근거는 마지막까지 열지 않습니다.
지분 구조 자가점검으로 바로 해 보십시오
실사에서 반드시 확인하는 항목들입니다. 투자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여덟 칸을 채워 두십시오.
받아 두실 것도 있습니다 — 투자유치 · IR 자료
이 글 인용하기
보고서나 발표자료에 옮겨 쓰셔도 됩니다. 출처만 같이 적어 주십시오.
정윤섭. 「NDA를 쓰면 지켜지는 것과 안 지켜지는 것」. younsubjung.com, 2026.10.06. https://younsubjung.com/blog/nda-in-ma
<a href="https://younsubjung.com/blog/nda-in-ma">정윤섭, 「NDA를 쓰면 지켜지는 것과 안 지켜지는 것」</a> (younsubjung.com, 2026.10.06)
이 주제로 강연 · 워크숍이 필요하시면
기관 목적과 대상에 맞춰 90분 특강부터 2일 집중과정까지 형식을 맞춰 드립니다. 보통 1일 이내에 회신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