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섭 · Younsub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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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엔젤과 액셀러레이터와 VC, 누가 얼마를 넣는가

투자자를 다 같은 투자자로 보고 만나러 다니면 라운드가 길어집니다. 금액대가 다르고 보는 것이 다르고 들어오는 시기가 다릅니다.

2026.09.08· ·읽는 데 6분· younsubjung.com/blog/who-invests-in-startups

「투자자를 만나고 있습니다」라고 하시는 분께 어디를 만나고 계시냐고 물으면, 답이 뒤섞여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엔젤도 만나고 액셀러레이터도 만나고 VC 도 만난다고 하십니다.

세 곳은 다른 곳입니다. 넣는 금액이 다르고, 보는 것이 다르고, 들어오는 시기가 다릅니다.

스타트업 투자유치에서 첫 갈림길은 금액이 아니고 상대입니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준비할 자료가 통째로 바뀝니다.

금액대가 먼저입니다

Figure 1
투자자 계층과 각 계층이 움직이는 금액대
01
엔젤 · 개인투자조합 — 5천만 원 전후
창업 초기. 개인 네트워크와 신뢰를 바탕으로 빠르게 결정합니다. 팀의 역량과 비전, 제품 가능성에 대한 정성적 판단 비중이 높습니다.
02
액셀러레이터 — 1억 원에서 3억 원 전후
보육 중심의 시드 투자. 팁스 연계 같은 성장 패키지가 붙고, 비즈니스 모델을 다시 다듬는 일과 후속 투자 연결을 함께 봐 줍니다.
03
VC · 기관투자자 — 5억 원 이상에서 수백억 원
빨라야 프리 A 부터 들어오고 주 무대는 시리즈 A 이후입니다. 한 건에 5억에서 30억 사이가 많습니다. 리스크 관리 체계가 잡혀 있고 지표 기반 의사결정 비중이 높습니다.
위로 갈수록 금액이 커지고, 아래로 갈수록 사람을 봅니다.

필요한 금액이 5천만 원인데 VC 미팅을 잡으면 심사역이 좋게 봐도 내부에 올릴 수가 없습니다. 펀드 규모와 건당 투자 금액이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30억 원이 필요한데 엔젤을 만나면 라운드가 안 채워집니다.

그래서 만나러 가기 전에 정해야 하는 순서가 이렇습니다. 얼마가 필요한가, 그 돈으로 몇 개월을 버틸 것인가, 그 기간에 무엇을 증명할 것인가. 이 세 개가 정해지면 만날 사람이 자동으로 좁혀집니다. 런웨이 계산이 투자 협상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이유입니다.

초기일수록 사람을 봅니다

시드 단계 회사는 보여 줄 지표가 없습니다. 매출도 유저도 없거나 아주 적습니다. 그러면 투자자가 볼 게 팀밖에 없습니다.

제가 심사석에서 초기 기업을 볼 때도 그렇습니다. 숫자가 없는 회사에서 판단 근거가 되는 건 대표가 이 시장을 얼마나 오래 봐 왔는지, 팀이 서로를 어떻게 설명하는지, 못 하는 걸 못 한다고 말하는지 같은 것들입니다.

단계가 올라가면 반대로 갑니다. 시리즈 A 부터는 구체적인 지표와 성과, 확장 가능성이 앞으로 나옵니다.

Figure 2
라운드가 올라가면 보는 것이 바뀝니다
시드 · 초기SEED
비전과 사람
시리즈 A~BSERIES A~B
지표 · 성과 · 확장 가능성
유니콘 · 엑싯EXIT
여기까지 오는 곳은 아주 적습니다
막대 길이는 남는 회사의 수가 아니고, 각 구간에서 무엇이 판단을 좌우하는지를 나타냅니다.

VC 가 보수적인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미팅에서 심사역이 자꾸 단점만 물어보면 기분이 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보고 있는 통계가 있습니다.

미국 벤처투자 성과를 회수 배수 구간으로 나눠 보면 이렇습니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의 투자 건 2만 1천여 개를 분석한 자료입니다.

Figure 3
미국 벤처투자 회수 배수 분포
0~1배 · 원금 손실 또는 본전
64.8%
1~5배
25.3%
5~10배
5.9%
10~50배
3.6%
50배 이상 · 홈런
0.4%
투자 건 열 개 중 여섯 개 이상이 본전 아래에서 끝납니다. Correlation Ventures 가 2004~2013년 투자 건을 집계한 자료 기준입니다.

열 건 중 여섯 건 이상이 원금 손실이거나 본전입니다. 홈런이라 부를 만한 건 0.4% 입니다. 이 확률을 매일 보는 사람 앞에서 「저희는 반드시 성공합니다」라고 말하면 신뢰가 올라가지 않습니다. 리스크를 스스로 짚고 그에 대한 대응을 같이 내놓는 쪽이 낫습니다.

한 라운드에 여러 명이 들어옵니다

라운드는 한 곳이 다 채우지 않습니다. 리드 투자자가 조건을 정하고, 팔로온 투자자들이 그 조건을 받아 따라 들어옵니다.

역할하는 일
리드 투자자라운드를 주도하고 최대 금액을 넣습니다. 밸류에이션 결정, 텀시트 작성, 실사 총괄, 이사회 참여까지 맡습니다.
팔로온 투자자리드가 정한 조건을 수용하며 참여합니다. 조건 협상에 깊이 관여하지 않습니다.
클럽딜여러 투자사가 처음부터 연합해 함께 들어오는 형태입니다.
Figure 4
라운드 하나가 채워지는 모양
먼저
리드가 붙습니다
밸류와 조건이 여기서 정해집니다. 여기가 제일 오래 걸립니다.
그다음
팔로온이 따라옵니다
정해진 조건을 받고 들어옵니다. 속도가 빠릅니다.
마지막
잔여분을 메웁니다
기존 주주나 엔젤이 남은 금액을 채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순서가 뒤집히면 라운드가 안 닫힙니다. 팔로온만 모아 두고 리드를 못 잡으면 다 흩어집니다.

그래서 라운드를 열 때는 리드를 먼저 잡는 게 순서입니다. 리드가 붙으면 나머지는 훨씬 빨리 채워집니다. 반대로 팔로온만 여럿 모아 두고 리드가 없으면 라운드가 안 닫힙니다.

미팅을 몰아서 잡는 이유
2주에서 3주 안에 미팅을 집중 배치하면 텀시트를 여러 장 받을 확률이 올라갑니다. 여러 투자자가 동시에 관심을 보이는 상태를 투자 경쟁이라고 부르고, 이때 협상력이 가장 높습니다. 한 곳씩 순서대로 만나면 이 상태가 안 만들어집니다.
Figure 5
첫 미팅에서 심사역이 속으로 채우는 칸
칸 1
우리 펀드에 들어오는가
업력, 매출, 소재지, 분야. 여기서 걸리면 뒤는 안 봅니다.
칸 2
금액이 맞는가
건당 투자 규모와 요청 금액의 간격.
칸 3
보고서를 쓸 수 있는가
숫자와 근거가 있어야 내부 문서가 나옵니다.
앞의 두 칸은 만나기 전에 우리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굳이 미팅에서 확인할 일이 아닙니다.

목록 옆에 금액대를 적어 봅니다

지금 만나고 계신 투자사 목록을 펼쳐 놓고 옆에 세 가지를 적어 보십시오. 그 투자사가 최근 1년 안에 투자한 건들의 금액대, 우리가 필요한 금액, 둘의 차이입니다. 차이가 크면 그 미팅은 접고 목록을 다시 짜는 게 시간을 아끼는 길입니다.

그다음은 그 투자사가 굴리는 펀드가 어떤 목적으로 결성됐는지입니다. 그 돈이 어디서 왔는지를 보면 답이 나옵니다.

다음 편 — 그 돈은 어디서 오는가 — 모태펀드와 출자사업

FAQ

자주 묻는 질문

엔젤투자자는 어디서 만납니까?

창업 선배, 데모데이, 엔젤클럽, 개인투자조합이 주요 경로입니다. 지인 네트워크가 압도적으로 빠르고, 그다음이 데모데이 같은 공개 자리입니다.

액셀러레이터와 VC 는 무엇이 다릅니까?

액셀러레이터는 보육 중심입니다. 투자금과 함께 프로그램, 멘토링, 후속 투자 연결을 묶어서 줍니다. VC 는 자금 운용이 중심이고 지표 기반 의사결정 비중이 높습니다.

개인투자조합도 투자사입니까?

개인들이 모여 만든 조합이고 업무집행조합원이 운용합니다. 초기 단계에서 실제로 많이 쓰이는 통로입니다.

여러 투자사를 동시에 만나도 됩니까?

오히려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 2주에서 3주 안에 미팅을 몰아 배치하면 텀시트를 여러 장 확보할 수 있고, 그만큼 조건 협상력이 올라갑니다.

리드 투자자는 무엇을 합니까?

라운드를 주도하고 가장 큰 금액을 넣습니다. 밸류에이션을 결정하고 텀시트를 쓰고 실사를 총괄합니다. 리드가 정해지면 나머지는 조건을 그대로 받고 따라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단계에 안 맞는 투자사를 만나면 어떻게 됩니까?

시간을 씁니다. 금액대가 안 맞으면 심사역이 아무리 좋게 봐도 내부에서 올릴 수가 없습니다. 미팅 전에 그 투자사의 최근 투자 금액대를 확인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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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에서 반드시 확인하는 항목들입니다. 투자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여덟 칸을 채워 두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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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스타트업 투자 단계#엔젤투자#액셀러레이터#벤처캐피탈#시드투자#시리즈A#스타트업 투자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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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나 발표자료에 옮겨 쓰셔도 됩니다. 출처만 같이 적어 주십시오.

글로 적을 때 정윤섭. 「엔젤과 액셀러레이터와 VC, 누가 얼마를 넣는가」. younsubjung.com, 2026.09.08. https://younsubjung.com/blog/who-invests-in-startups
블로그에 붙일 때 <a href="https://younsubjung.com/blog/who-invests-in-startups">정윤섭, 「엔젤과 액셀러레이터와 VC, 누가 얼마를 넣는가」</a> (younsubjung.com,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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