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섭 · Younsub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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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 공고, 이미 임자가 있습니까 — 30분에 세어 보는 법

다들 궁금해하는데 아무도 안 씁니다. 규격서에서 숫자 요건만 뽑아 만족하는 회사를 세면 답이 나옵니다. 그리고 판을 바꿀 수 있는 자리는 공고 전 한 곳뿐입니다.

2026.09.05· ·읽는 데 4분· younsubjung.com/blog/spec-in-detection

입찰을 몇 번 해 본 회사는 이 말을 합니다. 「이건 짜고 치는 것 같은데.」

궁금해하지 않는 사람이 없는데 정리된 글이 없습니다. 제안서 대행사는 안 씁니다. 자기들이 제안서를 팔아야 하니까요.

하나 짚고 시작하겠습니다. 규격이 특정 제품에 맞춰지는 게 늘 나쁜 의도에서 나오는 건 아닙니다. 담당자가 지금 쓰는 장비의 사양서를 그대로 옮겨 적어서 그렇게 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원인이 무엇이든 우리 쪽 결과는 같습니다. 못 들어가거나, 들어가도 집니다.

세어 보면 됩니다

감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규격서를 열고 30분이면 끝나는 계산이 있습니다.

Figure 1
30분 판별 — 숫자 요건만 뽑아 교집합을 봅니다
01
숫자로 된 요건만 뽑습니다
치수, 성능치, 인증, 실적 요건. 「우수한 내구성」 같은 문장은 뺍니다. 판별에 안 쓰입니다. 대개 네다섯 줄이 나옵니다.
02
한 줄씩 만족 제품을 셉니다
「가로 1,180~1,200mm」면 그 폭에 들어오는 제품이 국내에 몇 개인지. 카탈로그 세 곳만 봐도 대략 나옵니다.
03
교집합
각 줄을 다 만족하는 제품을 남깁니다. 한 줄씩 보면 다 흔한데 겹치면 하나만 남는 경우가 이렇게 잡힙니다.
04
판정
셋 이하로 떨어지면 그 공고의 성격은 정해진 겁니다. 남은 건 우리가 그 안에 있느냐뿐입니다.
02에서 「그 폭이 왜 필요한가」가 과업지시서 어디에도 안 적혀 있으면, 옮겨 적은 겁니다.

가장 안 걸리는 게 인증 조합입니다. 개별 인증은 다 흔한데 셋을 동시에 가진 회사는 국내에 몇 곳뿐인 경우가 있습니다. 하나씩 보면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기 때문에 다들 03을 안 합니다.

실적 요건도 같습니다. 「최근 3년 이내 동일 규모 공공기관 납품」까지는 흔합니다. 여기에 지역이 붙고, 기관 유형이 붙고, 단일 계약 금액 하한이 붙으면 남는 회사가 급격히 줄어듭니다. 조건 하나가 아니라 겹치는 방식을 봅니다.

공고가 나오면 이미 늦습니다

여기가 이 글에서 제일 중요한 대목입니다.

공고 뒤에 「규격이 이상하다」고 말해도 잘 안 바뀝니다. 기관도 결재를 다 받아 놓은 상태라 되돌리려면 일이 커집니다.

그 앞에 단계가 하나 더 있습니다. 사전규격공개입니다. 공고 전에 규격서 초안을 올려 두고 의견을 받습니다. 등록된 의견은 검토를 거치고, 규격이 실제로 수정되기도 합니다.

이걸 보고 있는 회사가 놀랄 만큼 적습니다. 공고 알림만 받아 놓고 사전규격은 아무도 안 봅니다. 그래서 매번 뒤늦게 화를 냅니다.

알림을 여기로 옮기십시오
앞 글에서 만든 품명번호 대장이 여기서 쓰입니다. 그 번호로 알림을 걸면 사전규격도 같이 들어옵니다. 공고만 받고 있으면 이미 결정이 끝난 것만 보게 됩니다.

의견은 두 줄이면 됩니다

길게 쓸 필요 없습니다. 의도를 단정하는 문장 하나가 들어가면 그 순간 민원으로 분류되고, 담당자가 방어 태세로 갑니다.

Figure 2
그대로 쓰는 형식 — 사실 한 줄, 대안 한 줄
“해당 요건은 특정 업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판단됩니다”
쓰지 않음
의도를 단정하는 문장
검토가 아니라 방어가 돌아옵니다. 이 한 줄 때문에 나머지도 안 읽힙니다.
첫 줄
사실
「○항의 폭 1,180~1,200mm 요건을 충족하는 국내 제품은 확인되는 범위에서 1종입니다.」
둘째 줄
대안
「±5%로 완화하면 3종 이상이 참여 가능하며 과업 목적에는 영향이 없다고 봅니다.」
근거로 제품 사양표와 인증 목록을 같이 붙입니다. 검토하는 사람이 바로 확인할 수 있어야 고쳐집니다.

이렇게 냈는데 규격이 그대로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도 정보입니다.

기관이 그 요건을 유지한 이유가 공고에 반영되기도 하고, 그걸 보면 다음 판단이 섭니다. 성능상 정말 필요한 사양이었다면 우리가 그걸 만들 것인지 정하면 됩니다. 설명이 없으면 그 기관의 그 품목은 당분간 우리 자리가 아니라고 정리하고, 시간을 다른 공고에 씁니다.

둘 다 나쁘지 않습니다. 나쁜 건 모르는 채로 2주를 쓰는 겁니다.

FAQ

자주 묻는 질문

스펙인이 무엇입니까?

요구 규격이 특정 업체의 제품이나 조건에 맞춰져 있어서 사실상 그 업체만 충족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의도적인 경우도 있고, 담당자가 지금 쓰는 장비의 사양서를 그대로 옮겨 적어서 그렇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규격서만 보고 판별이 됩니까?

확정은 못 합니다. 세어 볼 수는 있습니다. 숫자로 된 요건을 전부 뽑아 각각을 만족하는 제품이 몇 개인지 세고, 그 교집합을 봅니다. 남는 제품이 하나면 답이 나온 겁니다.

사전규격공개는 무엇입니까?

발주기관이 입찰공고 전에 규격서 초안을 공개하고 의견을 받는 절차입니다. 등록된 의견은 검토 대상이 되고 규격이 수정되기도 합니다. 공고가 나온 뒤에는 기관도 절차를 밟아 놓아서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사전규격을 어떻게 놓치지 않습니까?

우리 세부품명번호로 알림을 걸어 두면 사전규격도 같이 들어옵니다. 공고 알림만 받고 사전규격은 안 보는 회사가 많은데, 승부는 그 앞에서 갈립니다.

의견을 내면 우리 회사가 찍히지 않습니까?

의견 등록은 제도가 마련해 둔 절차입니다. 문제가 되는 건 근거 없이 반복해서 거는 쪽입니다. 의도를 단정하지 말고 사실과 대안만 적으면 검토 대상으로 읽힙니다.

규격이 안 바뀌면 어떻게 합니까?

그 요건이 유지된 이유가 공고에 반영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성능상 필요한 사양이었다면 우리가 그 사양을 만들 것인지 정하면 되고, 설명이 없으면 그 기관의 그 품목은 당분간 우리 자리가 아니라고 정리하고 시간을 다른 공고에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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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스펙인#사전규격공개#규격서#공공입찰#입찰 판단#제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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